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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찬] 첫 만남

둥글레차 2014. 11. 29. 19:57


※ 가람찬인데 가람이 거의 안나옴주의 / BL임다. / 정말 짧습니다.




[가람찬] 첫 만남.



WRITTEN BY. 리네






햇빛 잘 드는 창가, 한 소년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푸른색의 교복 마이를 입고 팔로 제 머리를 받친 채 잠든 얼굴위로 햇살이 내리비췄다. 수수해 보이지만 잘 뜯어보면 매력적인 얼굴 위를 붉은색 머리카락이 덮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다들 나가서 조용한 공간 속에 숨소리도 없이 잠든 모습은 마치 실제 상황이 아니라 그려진 그림 같기도 했다. 그 때, 문이 드르륵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섰다. 곧바로 소년이 있는 책상 쪽으로 향해가던 그가 싱긋 웃었다.



"야, 주은찬!!"

"…."

"언제까지 쳐 잘꺼냐?! 빨리 일어나라?"



탕탕, 책상을 두들기는 손이 자못 사나웠다. 그 손의 주인은 다른 손으로 제 옅은 회색빛 머리카락을 연신 헤집으며, 짜증스럽게 책상 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흐느적거리며 책상 위에 엎어져 있는 제 친구를 보며 그가 가늘게 인상을 썼다. 깨워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꼴을 보니 줘패면 일어나려나. 유도를 비롯한 각종 운동들을 휩쓴 유단자인 만큼 폭력은 자제하는 편이었으나 지금은 급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 때, 누워 있던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부시시 눈을 비볐다. 이리저리 뻗쳐 있던 붉은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애써 가라앉히며, 그는 하품을 했다.



"무슨 일이야, 빽건."



졸려 죽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은찬은 제 눈을 가늘게 떴다. 들고 있던 손을 살며시 내리며, 백건은 짤막히 용건만 대답했다.



"수학 노트 좀 빌려줘."

"딴 애한테 빌려, 왜 하필 나야?"

"나 친구 없거든."



당당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에 은찬은 손으로 제 얼굴을 짚었다. 친구 없는 게 무슨 자랑거리냐. 모처럼의 단잠을 방해한 이유가 저런 쓸데없는 용건이라니.



"창피하지도 않냐?"

"니가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잔말말고 당장 노트나 이리 내."



안 그러면 죽여버릴 듯이 형형히 안광을 빛내는 백건의 모습에 은찬은 어이가 없어졌다. 내가 무슨 동네 북이냐. 하지만 솔직히,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기도 귀찮은 관계로 슬며시 책상에서 노트를 꺼냈다. 주면 먹고 알아서 떨어지겠지. 빨리 보내고 마저 자는 게 나았다. 모처럼의 점심시간을 이런 식으로 버릴 바에야.


노트를 건네주었다. 물론 그 노트에 요 며칠 간 거의 필기를 하지 못했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자, 여깄어. 6교시 전에 가져와."

"땡큐."



노트를 받아들자 더 이상의 잔소리는 없었다. 재빨리 교실을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은찬은 혀를 쯧쯧 찼다. 저걸 친구라고. 이미 여러 번 겪고 있는 일이라 별 감흥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한숨을 쉬던 은찬이 다시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요새는 이상하게 너무 피곤했다. 자도 자도 끝없이 자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이래 봬도 몸 하나는 건강한 편이라 체력이 딸리는 적은 없었는데, 요즘은 쉬는시간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엎어질 정도로 그 사태가 심각해졌다. 밤에 분명 잠을 자고 있는데도, 마치 한 잠도 자지 못하는 것처럼 몸이 축축 늘어졌다. 이제 곧 시험인데 일났네. 피식 웃던 은찬의 의식이 수면 밑으로 조용히 가라앉았다.


동시에, 그의 몸까지도.




*



바람이 한 차례 불어와 창가를 지나쳐 커튼을 뒤흔들었다.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이 교실을 한 바퀴 쓸어버리고 복도로 흘러나갔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무엇도.




*



"…어라?"



새까만 눈동자가 데구르르 굴러간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은찬은 제 눈앞에 나타난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분명 자신은 방금 전까지 책상에 엎드려 그나마 주어진 점심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숲이었다. 그것도 정말이지 도시 주변에는 절대 없을 거 같은, 하늘을 가릴 듯이 울창한 나무들이 제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러니 경악할 수밖에. 최소한 자신은 이 동네에 살면서 이런 숲을 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이건 꿈인가. 그렇게 생각하던 은찬이 제 몸을 훑어보았다. 일단 입고 있는 옷은 교복이 확실했다. 요 근래 피곤하다 싶었더니 드디어 이런 꿈도 꾸는구나. 하하 웃으며 뺨을 긁적거리다, 제 앞에 있는 나무로 다가갔다. 손을 뻗으니 까슬하면서도 맨질맨질한 촉감이 손끝에 묻어났다. 꽤 리얼하다, 생각한 순간 나무뿌리에 발이 걸렸다. 꽈당 넘어져 흙에 고개를 묻은 은찬이 신음소리를 흘렸다.



"아야야…." 



그러던 은찬이 순간 숨을 멈췄다. 아프다니. 꿈이라면 아플 리가 없을 텐데. 그러나 지금 그는 넘어진 제 얼굴이 무척 아팠으며, 입에 들어간 흙은 푸석푸석하고 텁텁했다. 일어서서 몸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시 바닥에 주저앉은 그가 흙 한 움큼을 집어들어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촉감이나 냄새나,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했다. 하지만 믿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꿈이 아니라면, 여긴 대체 어디란 말이야?!


납치라도 당한 건가.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의 귓가에 난데없이 무슨 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귀를 기울였다. 작지만 선명한 이 소리는….



'말 울음소리?'



점점 다가오는 소리에 은찬은 절로 몸이 굳어졌다. 도망칠까? 아니야,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잖아. 나뭇잎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누군가가 예상대로 말을 타고 수풀 사이로 등장했다. 그리고 동시에, 은찬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백마를 탄 남자였다. 푸른빛이 감도는 긴 머리를 하늘을 향해 묶고, 화려한 옷을 차려 입은 귀공자. 아름다운 얼굴은 언뜻 보기엔 성별이 구분가지 않았지만 키나 골격을 보아서는 남자가 확실했다. 그가 은찬을 발견하더니 고삐를 세차게 잡아당겨, 그 자리에 멈춰섰다. 특이한 옷차림, 붉은색 머리카락. 마냥 놀라고 있는 은찬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적색의 눈동자가 사납게 일그러졌다.



"넌, 누구냐?"







끝/ㅅ/b



===


둥차 첫 BL연성을 가람찬으로 할지 몰랐네요 전 당연히 건찬으로 할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배꼬님 가람왕 연성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짤막하게 연성해봤습니다:) 저는 차원이동이라는 소재를 매우 좋아해서 ㅋㅋㅋㅋ


제가 생각한 가람왕은 뭐랄까 평소에는 냉정하고 이지적인 왕인데 사생활로 들어가면 고집 세고 말 안들을 거 같은 그런...? 자기가 원하는 건 무조건 제 곁에 붙잡아놔야 되고 손에 넣지 못하는 건 없었으니까 꽤 거만할 거 같구요. 그래서 은찬이한테 집착해도 은찬이가 제 맘대로 안 되니까 더 사납게 굴고 그러면서도 초조해지고... 참새같은 이 녀석이 언젠가는 제 곁을 멋대로 떠나갈까봐.


반면 은찬이는 꽤 성실하고 우유부단하지만 중요할 때는 칼같을 거 같은 느낌? 건이를 다루는 걸 보면 알겠지만 귀찮아지는 걸 싫어하고 적당히 상대한테 맞춰주면서도 은근 상대 엿먹이기도 고단수... 그래서 가람이한테 따라주는 척 하면서 가람이를 많이 엿먹일듯. 가람이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가끔 그 집착이 숨이 막히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우월감도 느끼고.


어쨌든 초반엔 많이 싸우겠죠. 처음에는 존대하던 은찬이가 참다참다 터져서 나중에 반말. 가람이는 넌 내것인데 왜 이리 제멋대로 구느냐고 하고 은찬이는 누가 니꺼냐고 당장 나한테서 손 떼라고 버럭버럭할듯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은찬이가 휘두르게 되겠지 은근 사람 잘 꼬실 거 같단 말이죠 ㄷㄷ



제가 이 장르는 거의 소비러인 터라 이게 두 번째 연성이네요 ㅂㄷㅂㄷ


배꼬님께 바칩니다. 앞으로도 연성 기대할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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