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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더니 ㅎㅎㅎㅎ...

※ 아드마리는 사귀는 사이입니다! 정체도 알아요!
별거 없지만 시즌1 26화 신캐 네타가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아드마리] 속보






여느 때와 같은 아침.

역시 어느 때처럼 학교에 등교하는 아드리앙에게 수많은 아이들의 시선이 꽂히고 있었다. 졸린 것 같지는 않지만 평소보다는 조금 멍한 얼굴로 천천히 자신의 반으로 향하던 아드리앙의 팔에 누군가가 달라붙었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안녕~ 아드리앙?”
“아, 클로이.”


금발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묶은 소녀가 그의 팔을 붙잡고 살짝 눈웃음을 지었다. 아드리앙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번에는 반대쪽 팔을 누군가가 붙잡았다.


“안녕, 아드리앙? 오늘 일찍 왔네?”


갈색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예쁘게 눈꼬리를 휘며 요염하게 미소짓는 소녀의 모습에 클로이가 대놓고 눈가를 찌푸렸다. 매서운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점차 술렁거렸다. 하지만 다들 자리에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손꼽히는 두 미녀가 남자 하나를 두고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도 이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소년, 아드리앙 아그레스트를 사이에 두고. 이런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놓칠 순 없지 않은가!

두 사람의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클로이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넌 왜 여기 있어?”
“왜긴? 우리 아드리앙을 보러 왔지~”


그 말과 함께 라일라는 아드리앙의 팔을 껴안고 살짝 그를 올려다봤다. 매력적인 미소에 주변에서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났지만 아드리앙은 겸연쩍게 웃으며 손을 빼냈다.


“저기, 너무 가까운데.”
“어머, 가까우면 어때. 앞으로 더 가까워질 텐데~”


후후 웃으며 다시 다가서려는 라일라를 막은 건 클로이의 목소리였다.


“어이, 이봐. 떨어지시지. 누구 맘대로 아드리앙한테 달라붙는 거야?”


팔짱을 낀 채로 자신을 부르는 클로이를 돌아보는 라일라의 얼굴에 어려 있던 미소가 조금 가셨다. 의아하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빙긋 웃으며 중얼거리는 라일라의 입가에 조소가 어렸다.


“어머, 꼬리 말고 도망친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너보다 못한 게 뭐가 있나 싶어서 말이지. 너, 지금 아드리앙이 네 남친이라도 된 것마냥 구는데,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아드리앙은 너 정도는 눈에 차지도 않을 텐데 말이지~ 나처럼 예쁜 소꿉친구가 있으니까 말이야?”


느릿하게 말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날리는 클로이의 모습에 라일라는 부득 이를 갈았다. 곧 다시 호호 웃으며 살짝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는 라일라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미모라면 나도 어디 가서 빠지지는 않는데. 이래뵈도 할리웃에 데뷔하지 않겠냐는 제안도 많이 들었다구?”
“흥, 그래봤자 헐리웃에 진짜로 간 건 아니잖아?”


둘 사이에서 파직파직 불꽃이 튀었다. 클로이가 피식 웃으며 팔짱을 낀 채로 손가락을 톡톡거렸다.


“재밌네. 너 정도면 뭐, 상대할 맛은 나겠어.”
“무슨 소리야?”
“이래봬도 아드리앙이랑은 소꿉친구라서 말이야. 덕분에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스킨십도 많이 했던 사이거든?”


앞머리를 휙 뒤로 넘기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클로이에 라일라는 순간 움찔한 것 같았지만, 아드리앙의 표정을 잠깐 살피더니 곧 다시 피식 조소를 날렸다.


“그러게, 아드리앙은 참 착한 거 같아~ 소꿉친구라서 귀찮아도 다 받아주는 걸 보면 말이야.” 
“뭐라고?!”
“한 번 해볼래?!”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노려보는 클로이와 라일라.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모두 흥미에 가득 찬 눈빛을 거두지 못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아드리앙은 난감하게 웃다가도 별 관심이 없는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방금 막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누군가를 찾아낸 아드리앙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부드럽게 웃는 아드리앙의 시선을 붙잡은 건 검은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묶은 소녀였다. 바로,


“어, 마리네뜨.”


자신을 두고 대립하고 있던 둘을 내버려두고 마리네뜨에게로 다가서는 아드리앙의 발걸음이 깃털 달린 것처럼 가벼웠다. 거기 있던 사람들은 물론, 클로이와 라일라도 서로를 노려보던 것을 잠시 멈추고 그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화색을 띄고 마리네뜨의 앞으로 다가선 아드리앙이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지금 오는 거야?”
“어, 응. 아드리앙 너는 이제 와? 근데 오늘따라 애들이 많네. 무슨 일 있나?”
“글쎄, 그것보다, 같이 들어갈까?”
“그, 그래!!”


허둥지둥 말을 꺼내면서도 기뻐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배시시 웃는 마리네뜨의 모습에 아드리앙의 얼굴에 미소가 짙어져 갔다. 소중한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상냥한 눈빛에 괜시리 얼굴이 더 빨개지는 것은 마리네뜨 쪽이었다. 그렇게, 한창 좋은 분위기를 깬 건 날카롭게 소리치는 클로이의 목소리였다.


“아드리앙!!”


깜짝 놀라 돌아보는 아드리앙과 마리네뜨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클로이의 표정이 심통이 난 것처럼 부루퉁했다. 그것은 라일라도 마찬가지였는지, 웃고는 있지만 눈빛에 의심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왜 쟤랑 붙어 있지? 그것도 저렇게 다정하게.

클로이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뭐라 말을 하려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여유로운 얼굴로 빈정거렸다.


“뭐 하러 마리네뜨같은 애하고 어울려 다녀? 수준 떨어지게 말이야~”


가까이 다가와 다시 팔을 붙잡으려는 클로이였지만, 아드리앙은 방금 전과는 달리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클로이의 손을 피했다. 그에 어벙벙한 얼굴을 하고 있는 클로이에게 아드리앙은 마침 잘 됐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보니 말해야 하는데 깜빡했네.”
“어, 꺄악!!”


부드럽게 웃는다 싶더니, 아드리앙은 마리네뜨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환하게 웃었다. 졸지에 아드리앙의 가슴에 등을 기대게 된 상태가 된 마리네뜨는 입만 뻐끔거렸다. 놀라서 굳어있는 마리네뜨를 대신해 아드리앙이 해맑게 말했다.


“마리네뜨랑, 나. 사귀기로 했어.”


마치 곧 소풍을 가게 돼서 신나하는 어린아이마냥 천진난만한 목소리였다. 비록 그 내용은 정말이지 폭탄선언이 따로 없었지만. 아드리앙을 제외한 모두가 그 말 한 마디에 돌처럼 굳어버렸다. 마리네뜨까지도. 한참을 지나 겨우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바로 라일라였다.

 
“……뭐?”
“……오, 아드리앙, 그런 재미없는 농담은 관둘 때가 되지 않았어?”
“그, 그래. 우리가 너무 시끄럽게 굴었지? 빨리 얘기 끝냈어야 하는데 얘가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농담 아닌데?”


현실을 부정하려는 듯한 두 사람에게 다시금 쐐기를 박는 아드리앙의 얼굴에는 악의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드리앙의 모습에 클로이와 라일라의 표정은 점점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황했는지 마리네뜨는 눈을 크게 떴다가, 고개를 돌려 아드리앙을 쳐다보았다. 바로 눈앞에 있는 아드리앙의 얼굴을 보자마자 하려던 말들을 다 잊어버리고 다시 백지가 되긴 했지만.


“아, 아드리….”
“나, 마리네뜨를 좋아해.”


간결하지만 분명히 말하는 아드리앙의 대답에 다들 아무런 말도 못하고 꽁꽁 굳어있기만 했다. 툰드라 벌판처럼 싸늘한 분위기 가운데서 아드리앙의 주변에만 봄꽃이 가득 피어있는 것처럼 화사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너무 달라붙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좋아하는 사람한테 오해받고 싶지 않으니까.”


다정하지만 명백하게 선을 긋는 목소리. 그렇게 말하고 망설임 없이 고개를 돌려 마리네뜨를 쳐다보는 시선은 여전히 부드럽지만, 그 이상으로 열렬했다. 정말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

그래, 소년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럼 이만. 갈까, 마리네뜨?”
“어…. 응!!”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잡고 깍지를 끼는 아드리앙의 행동에 마리네뜨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곤란한 것처럼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결코 싫지는 않은지 마주잡은 손을 더욱 꽉 쥐는 마리네뜨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그렇게 모두를 뒤로 한 채 교실로 걸어가는 아드리앙과 마리네뜨의 뒷모습에 배경으로 깔린 건 짜고 친 것처럼 동시에 던지는 라일라와 클로이의 비명같은 한 마디였다.


“이건 말도 안 돼!!”




- To Be Continued
읽으시는 분들 마음속에서!(찡긋


Posted by 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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