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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넘어서-. 의 뒷 이야기.

※ 크롭이기 때문에 본편이 완성되면 삭제될 위험이 있습니다. 본편이 겁나 길거든요.




2. 언젠가 너와 만났을 그 거리에서.


WRITTEN BY. 리네




귀찮아.


강림도령의 이마에 빠직 힘줄이 돋았다. 뒤를 흘끗 돌아보자, 아까부터 제 뒤를 졸졸 따라오는 얼굴이 보인다. 꽤 어리다. 기껏해야 생전의 저와 비슷한 정도.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으면서도 저를 놓치지도 않고 따라오는 걸 보니 꽤 질긴 녀석인 건 확실했다. 차사 상태의 저를 알아보는 것도 놀랍거늘, 갑자기 제게 달려들어 저를 알아보냐고 묻는 이상한 녀석. 귀신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범한 인간도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이런 녀석을 본 기억은 없었다.


이런 녀석을 만났었다면, 분명 기억이 났을 텐데.


그러더니 갑자기 또 말이 없다. 심각해 보이지만 그건 제가 알 바가 아니었기에 등을 돌렸다. 다시 일하러 인간 모습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 시선을 느꼈다. 뭐지 싶어 뒤를 돌아보니 방금 전 그 녀석이 있었다. 계속 따라오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대체 언제까지 쫓아올 셈이지?”

“뭐야, 신경쓰지 마.”

“신경이 쓰인다고!”



쫌생이 같으니. 투덜거리는 모양새가 꽤나 얄밉다. 저도 모르게 주먹을 들어올리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다시 손을 내려놓았다. 저랑 외양은 비슷하면서 하는 행동은 아직 어린애다, 어린애. 화를 내는 것도 우스울 정도로. 고개를 젓다가 남자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저러다가 지치면 제풀에 떨어져 나갈 터였다.


그런데 낮이 지나고 한밤중이 다 되도록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연인가 싶었지만, 느껴지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볼 때마다 늘 제 뒤에 있다. 사람이 많던 적던 꼭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심지어 일을 하러 차사 모습으로 날아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똑바로 쫓아온다. 저를 찾아서. 그리고는 다시 따라오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위치를 아는 건지 이쯤되면 놀랄 지경이다. 이게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아니, 귀신은 나인가.


그렇게 서너 번이 지나자 결국 먼저 백기를 든 건 제 쪽이었다.



“어이, 너.”

“왜?”



태연스레 대답하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하루종일 제 뒤를 따라다녔으니 피곤할 법도 하건만, 지친 기색도 없는지 쌩쌩한 얼굴이다.



“너, 평범한 인간이냐?”

“질문이 늦네.”



이제야 물어봐?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삐딱한 자세를 취한 소년이 영문 모를 소리만 내뱉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뉘앙스. 설마 제가 차사라는 것도 알고 있을 걸까.



“귀신이라고 생각해?”

“….”

“인간이야. 귀신이 이렇게 멀쩡하게 바닥을 걸어다닐 리가 없잖아.”



그랬음 진작 날아서 쫓아갔지. 두 손을 들고 발로 바닥을 몇 번 차낸다. 흙먼지가 이는 걸 보니 확실히 인간은 인간인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어떻게 날 볼 수 있지?”

“어렸을 때부터 볼 수 있었어. 딱히 원했던 건 아니었지만.”

“영력이 있는 건가?”

“자유자재로 사용도 가능해, 봐.”



들고 있던 손을 휘두르자 소년의 주변으로 강한 바람이 일었다. 소용돌이치는 바람은 마치 제 의지가 있는 것처럼 허공을 채우며 넘실거렸다. 손짓으로 바람을 제 맘대로 다루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그 뿐일까, 느껴지는 영력이나 기운은 확실히 어지간한 무당들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범상치 않았다. 많아봐야 고등학생 정도밖에 안 될 법한 어린애가.



“내가 누군지….”

“알아. 차사잖아?”

“알면…!! 후우, 그래. 그거지. 그런데 그걸 알면서 나한테 다가오는 이유가 뭐냐? 인간이면서.”



척척 대답하던 소년의 입가가 일순 꽉 다물렸다. 그러더니 다시 웃는다.



“그냥, 심심해서?”

“가서 친구들이랑 놀기나 해라. 영혼 때려잡는걸 보는 게 뭐가 재밌다고.”

“왜, 나름 재밌어. 아저씨 구경하는 거.”

“아…! 야, 꼬맹아. 난 아저씨가 아니거든?”

“…아저씨한테 난 언제나 꼬마구나.”

“뭐라고 했지?”

“아니, 아무것도.”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의 얼굴을 쳐다보던 남자는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순간 어두워진 낯빛, 살짝 떨리는 눈동자, 싱글거리던 얼굴에 처음으로 스치듯 보인 망설임까지. 하지만 곧 다시 사라졌기에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잘못 봤겠지.



“그나저나 진짜 언제까지 따라다닐 거냐? 지금은 밤이라고, 착한 어린이는 집에 가야 할 시간이다. 꼬맹아.”

“나 갈 곳이 없는데.”

“뭐야, 가출했냐?”

“아니, 그건 아닌데. 딱히 갈 만한 곳이 없어.”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 걱정할 텐데.”

“그런 거 없어.”



뭐?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놀라는 강림도령과 달리 소년은 시종일관 덤덤했다. 제게서 시선을 빗낀 얼굴은 웃고 있지도 않았지만 그렇게 슬퍼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지극히 있는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잔잔했다. 그러더니 다시 저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숨이 멎을 것처럼 놀랐다.


방금 전까지 잔물결조차 없단 눈동자에 감정이 일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하고 가벼운 것들이 아닌, 그보다 더 짙고 복잡하면서 한없이 내려앉은. 악한 감정이라고는 한 톨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쁘거나 슬픈 것 같지도 않았다. 눈은 영혼을 비추는 창이니만큼 표정은 숨길 수 있어도 눈빛을 숨기지는 못한다.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그래. 마치-.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녀석은 저를 보고 있었다. 두려워하고 있었다.



비록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 근본적인 감정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래서?”



제 머리를 긁적거리던 남자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뭐라고 할지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지만, 혹시나 싶어서. 빙긋 미소짓던 소년이 제 용건을 꺼내자, 강림도령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난처하게 웃었다. 저거, 얼굴에 철판을 몇 개나 깔았을까.



“신세 좀 질게.”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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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롭입니다. 완성은 시간이 나면 마저 할 예정이에요.


시간을 넘어서를 보셨으면 알겠지만 꼬강이는 과거로 왔습니다. 여기는 5년 전, 강림이가 꼬강이를 처음 만나기도 훨씬 전의 시간이에요.


완성하면 묶어서 마저 올리겠습니다ㅠㅠ

Posted by 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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