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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의식의 흐름을 정리한 거라 난잡할 수 있습니다 주의요망 ㅇㅁㅇ>

<썰을 조금 다듬었습니다. 다듬은 부분은 읽으면서 확인해주세용^_^)/>

<츠바사를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상당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츠바사 세계관으로 샤오사쿠 포지션에 헤이랩터, 쿠로파이에 귀능다나, 그리고 유코에는 영장 와타누키는 듄.

참고로 귀다 부분이 많습니다 ㅇㅁㅇ



그냥 영싫과 츠바사 크로스는 장르를 바꾸자 보수로 온갖 보석들을 받고 랩터의 기억의 깃털을 찾아주기로 한 헤이즈와 다나와 귀능이와 랩터의 4인조여행 ㅇㅁㅇ! 아 모코나도 같이!



뭐랄까 보석받고 깃털 구하는거 도와주는 거라고 (겉으로는) 말하면서도 사실은 원래 소꿉친구에 연인이었던 관계라 기억 못하는 랩터 보고 혼란스러워하고 속으로 고뇌하는 헤이즈 보고 싶다ㅇㅁㅇ

그래도 어쨌든 대가를 걸었는지라 깃털을 찾아도 자기를 기억못하는 랩터 보고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씁쓸해하고 자기 묘하게 멀리하는 헤이즈 때문에 속으로 맘고생하는 랩터....(가지가지함



다나는 일본국서 오수를 섬기다가 쫓겨난 거겠고 귀능이도 파이 과거대로라면 쌍둥이가 있고 학대받았겠지!ㅠㅁㅠ 둘이 투닥거리다가도 과거 상처 때문에 목을 긁는 귀능이를 속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다나랑 웃으면서도 그 속은 제대로 곪아있는 귀능이ㅇㅁㅇ


-네놈 무슨 생각이냐?

-예? 뭐가요, 다나 씨?(생글생글)

-그런 괴상한 얼굴 집어쳐.

-...

-억지로 입꼬리 올려봤자, 다 보이니까.(머리 툭 만지고 스쳐지나감


츠바사 귀다는 이런 느낌?(그냥 귀다잖아



와타누키는 듄이 묘하게 어울릴것 같단 말이야....




츠바사 크로스오버 헤랩.ver


물 속에 고요히 잠겨 있는 것 같은 부유감을 느끼던 중, 소녀는 순식간에 현실로 내동댕이쳐졌다. 번뜩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새까만 비단 위에 별가루를 흩뿌려놓은 것만 같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자신을 안아들고 있는 어떤 남자의 얼굴이었다. 안경을 쓴 백발의 남자. 꽤 준수한 얼굴이었지만 눈매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게 왠지 모르게 상당히 성격 나쁠 것 같다.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눈만 깜빡이던 풍성한 보랏빛 머리카락의 소녀가 입을 몇 번 오물거렸다. 백지장처럼 하얗게 비워진 머릿속에는 아무런 정보도 들어있지 않아서,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모습에 한숨을 내쉬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제야 깼네."

"...당신 누구야?"

"그러는 너는 누군데?"

"몰라...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았을까. 헤이즈는 살짝 눈살을 찡그리면서도 순순히 말해주었다.


"...네 이름은 랩터야."

"당신, 나를 알아?!"

"알고 자시고, 난 그냥 부탁을 받았을 뿐이야."

"부탁?"

"뭐, 일종의 거래지. 네 지인의 의뢰를 받았다."

"의뢰라면..."

"네 불완전한 기억을 수복할 때까지 너를 데리고 다니며 보호해달라고 말이야."

"..."


경계하는 듯한 랩터의 눈초리에 헤이즈는 싱긋 웃었다. 한쪽 입꼬리가 말려 올라가 있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불온한 느낌이 팍팍 풍겼다. 제 딴엔 웃으려고 한 것 같은데 참으로 악당처럼 보였다. 더 웃긴 건 남자 본인도 그걸 분명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이쿠, 걱정하지마."


받은 보석값만큼은 제 할 일을 할 테니까 말이지.




츠바사 크로스오버 2. 귀다 ver.


"다나씨 다나씨~. 다나씨는 뭐하자고 이런 거래를 받아들인 거예요?"

"뭐?"

"솔직히 상당히 사기적인 느낌 다분하지 않았나요."

"모험이라도 상관없어."

"..."

"반드시 돌아가야 할 장소가 있으니까."

"일본국이라고 했던가요, 거기?

"그래."

"조금은 부럽네요."

"뭐가?"

"돌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어서."


생긋 웃는 입매와는 달리, 눈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조금은 슬퍼보이는 새까만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뭔가를 말하려는 것처럼.


이내 시선을 거둬들였지만.


\


"당신이 죽길 바라지 않아요."

".."

"이 손 놔요!!"

발버둥치는 녀석의 팔을 있는 힘껏 붙잡았다. 소리질렀다.

"헛소리 하지마! 무슨 빌어먹을 놈의 희생이냐!"

".."

"놓으면 죽여버린다."

"..참, 곤란해요."

당신을 보면 자꾸만 살고 싶어져.




츠바사 크로스오버 ver.3 유코영정 와타듄


"다녀왔습니다 영정님.

"어머, 어서와.

"무슨 생각이십니까?

"뭐가 말이지?

"(낑낑 끌고온 커다란 물동이를 가리킴)어디다 쓰시려고 이런 걸 가져오라 한거냐구요!

"걱정 말아요. 곧 알게 될 테니까.(싱긋



이제부턴 그냥 의식 흐름대로 가겠습니다.

츠바사 크로스오버 썰은 (정말 안 어울리지만) 샤오사쿠 포지션에 헤랩이 들어가고 쿠로파이 포지선에 귀다, 소원을 들어주는 마녀 유코는 영정님 와타누키는 듄으로 하겠습니다 ㅇㅇ 모코나는 모코나로!ㅇ.<


츠바사 초반처럼 랩터가 영혼의 깃털을 날려먹고 기억을 잃고, 그런 랩터의 영혼을 깃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랩터 본인과 깃털 하나를 챙겨 영정에게 날아간 헤이즈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다나와 어떻게든 떠돌아다녀야 하는 귀능이가 만나 4인조를 이루고 여행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각각 대가를 지불하죠.


다나는 어떻게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제 능력인 금강불괴를 대가로 지불할까 했지만 그건 너무 대가가 크다고 유코가 거절하며, 결국 다나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대가로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이 머리카락이 거기서 군신의 상징 뭐 이런 거였던 걸로...? 여기서 다나는 이 머리카락을 무척 아꼈던 거라 칩니다. 이때 머리를 자르고 부서장다나에서 서장 다나가 된 걸로 설정조합을 ㅇㅁㅇ


귀능이는 어쩔까 고민하다가 결국 유코의 말대로 눈물을 머금고 자신이 이제껏 모았던 세크룬 컬렉션들을 지불하기로 합니다ㅋㅋㅋㅋ

귀능: 크윽....뀨우우우우...............


그리고 원작대로, 헤이즈는 랩터에 대한 자신의 존재성을 지불해요. 이유는 절대 돈은 내놓기 싫어서(...)(소꿉친구를 구해주는 거라도 일단 돈은 받고 본다) 는 사실 겉보기적인 이유고 헤이즈는 사실 무언가에 깊이 몰두하는 타입이 아니라(돈도 취미일뿐) 정말 절박하게 차원여행을 해야 하는 두 사람과는 달리, 별로 대가로 지불할 만한 게 없었기 때문. 어쨌든 그는 랩터를 구하고자 그녀와의 관계성을 대가로 내놓고 같이 여행하게 되요.


일단 랩터는 원래 헤이즈랑 아는 사이였지만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 랩터는 헤이즈와 사사건건 투닥거리는 사이일 뿐이고, 귀능이랑 다나는 어느 정도 그들의 관계에 대해 눈치챘지만 그닥 말로 꺼내지 않습니다. 여행을 하고 깃털을 하나 둘 찾아가면서, 점점 자신에 대해 알아가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랩터에게 헤이즈는 섭섭함과 함께 묘한 박탈감을 느끼게 되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그렇질 못해서 그런 자신을 들키기 싫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랩터랑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리고 이유를 알지 못하는 랩터는 화가 나지만 뭐라 말을 꺼내지도 못하죠.


"이번엔 수입이 제법 짭짤하단 말이지~."

"저기, 헤이즈."

"뭐냐."

"너, 무슨 일 있어?"

"아무 일 없는데."

"근데 왜 나를 피해?"

"피하다니. 내가 왜 너를 피해다녀야 하냐?"

"...나랑 여행하기 귀찮아졌어?"

"아니? 오히려 좋은데? 너랑 같이 있으면 돈 들어올 곳이 많단 말이지."


정성스레 매만지던 보석을 내려놓고 헤이즈는 의자에 기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제 시선을 피하려 그런다는 사실을 랩터가 모를 리 없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제 손 위로 닿아오는 온기에 화들짝 놀랐는지 눈을 뜨고, 헤이즈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쳐냈다. 탁 소리와 함께 거부당한 손을 붙잡고 랩터는 조금은 상처받은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헤이즈...?"

"야, 미안."


내가 오늘은 좀 피곤해서. 대략 얼버무리며 헤이즈는 랩터의 팔을 붙들고 문 쪽으로 끌고 갔다. 밖으로 집어던지듯 그녀를 내보낸 뒤 쾅 문을 닫아버린 그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쥐어뜯었다.


"...무슨 멍청한 생각을 하는 거야, 나?"


지불한 대가는 돌아오지 않아.

저 바보 녀석을 구한답시고 걸었던 대가가 이렇게 뼈아픈 것일줄은 몰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전 재산을 거는 게 나았으려나.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저 녀석은 영영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왠지 조금은.. 그래, 인정한다. 서운했다. 이제 와서 미련을 가질 군번은 아닐 텐데 왜 이리도 기분이 찝찝할까.


천천히 걸어서 다시 의자에 걸터앉은 헤이즈가 꾸러미를 뒤적거렸다. 보랏빛으로 빛나는 보석이 그의 손 끝에 살짝 걸렸다. 비록 크기는 작았음에도 무척 영롱한 자주빛으로 빛나는 자수정. 꾸러미에서 나온 보석을 한참을 들여다보던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아깝고 아깝다는 얼굴로 그는 손 안의 보석을 손바닥 위에서 살며시 굴렸다. 이 보석과 닮은 한 소녀의 얼굴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휙휙 고개를 돌려 지우려고 애써도 잔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헤이즈는 결국 고개를 내젓다 한숨을 쉬었다. 보석을 움켜쥐었다.


"뭐, 이 정도쯤은."


투자해도 괜찮을려나.



그리고 귀능이랑 다나는 뭐.. 일단 처음에는 굉장히 충돌하겠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다나와 달리 귀능이는 자신의 나라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하니까. 일단 성격도 꽤 대비되고.


무뚝뚝하지만 정도를 아는 다나와 가볍고 능글해 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귀능이. 그런 귀능이에 다나는 답답해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고, 귀능이는 귀능이대로 꽉 막혔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다나의 삶의 방식을 부러워할것 같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겠다는 다나와는 달리, 귀능이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돌아갈 곳을 버렸던 거니까. 아마 삶에 별로 미련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다나는 그런 귀능이의 모습에 정말 많이 화를 낼 것 같다...


일단 다나에게 헤이즈는 물에 빠져죽어도 돈이 든 주머니만 둥둥 떠오를 것 같은 물귀신, 랩터는 자고 있을 땐 몰랐는데 깨어나니 상당히 당차고 씩씩한 멋진 여자, 그리고 귀능이는 굉장히 태연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깨어진 것처럼 불완전한 느낌이 드는 존재.

그런 위태로운 느낌 때문에 다나는 제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유독 귀능이한테 신경을 많이 쓰겠지. 그리고 귀능이는 그런 다나의 마음을 애저녁에 눈치채고는 있겠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일부러 더 달라붙는거. 그래도 다나는 구박은 해도 쳐내진 않음


원작의 쿠로가네는 무뚝뚝하긴 했어도 의외로 팀원들에게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다나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파이는 애들한테 신경 많이 써주면서도 유독 자기 자신은 챙기지 않던데 오메나 세상에 귀능이도 진짜 이럴거같앸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몇 번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어쩔 때는 위험에 처한 랩터 감싸고 자기가 대신 상처를 입었는데 그마저도 다나가 구해주지 않으면 즉사킬이었음. 그런데도 헤실거리며 웃고 있는 귀능이 때문에 다나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서 귀능이를 한 대 치려고 했지. 그런데...


"미친놈이!!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한 거냐?!"

"하하, 큰일날 뻔했네요."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죽을 생각은 없었어요."

"..."

"정말이에요. 믿어줘요."


녀석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다나는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자신을 쳐다보던 귀능이가 자아낸 묘한 표정 때문에. 슬프다고도 할 수 있지만 뭔가 기뻐 보이는, 그래, 마치 자신이 그를 챙겨준 게 견딜 수 없이 기쁘지만 그걸 솔직하게 기뻐할 수가 없다는 듯한 서글픈 미소를 짓는 거야. 아무튼 다나는 그런 귀능이의 무모하고 다 놓아버린 듯하면서도 그 한 순간 보여줬던 미소를 잊지 못하고 계속 신경을 쓰게 되지.


깔짝깔짝 사람 신경쓰이게 하는 놈 <- 다나의 평


귀능이는 아마 거의 처음부터 다나한테 호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 자신과는 반대의 것에 끌린다잖아. 원작의 쿠로가네처럼, 다나도 육체는 물론이거니와 마음도 강인한 사람이니까. 호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겠지.


어쨌든 귀능이는 비록 능글맞게 웃고만 있는 느낌이지만 꽤 강한 마력의 소유자인데 백모래가 보낸 수하한테 역시 한쪽 눈을 빼앗기고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다른 쪽 눈이 쓰면 쓸수록 마력이 늘어나는 쪽이라 더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죽으려고 하지만 다나가 영정에게 계약을 맺어서 다나 피만 먹을 수 있는 흡혈귀로 다시 살아나게 됩니다.


"왜, 왜!"

"..."

"왜 날 살렸어요."


갈증에 허덕이면서도 나는 간신히 소리를 내어 당신에게 물었다. 당신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담담한 붉은빛 눈동자로 그저 나를 가만히 쳐다볼 뿐. 그런 당신을 올려보는 나는 목이 타서 죽을 지경이었다. 당신을 붙잡고 있어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지만 여차하면 금방 무너져 내릴 것 같이 몸에 힘이 없었다. 뜨겁다. 괴롭다. 목이 타. 하지만 안 돼. 그것만은 안 돼. 이 몸뚱이가 무엇을 바라는지 이미 알고 있는데,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에 도리질을 쳤다. 그런 자신을 내려보던 당신이 내게 다시 말을 건다.


"왜 가만히 있어."

"네?"

"네가 바라는 건 이거 아닌가?"


당신의 손이 제 셔츠의 옷깃을 살짝 걷어올리자 하얀 목덜미가 드러났다. 늘 빈틈이 없던 당신이 무방비하게 내 앞에서 목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그와 비례해 더욱 불이 붙듯이 타오르는 갈증에 애써 시선을 돌렸다. 온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점점 호흡이 가빠지면서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버티는 것도 슬슬 한계여서, 흐릿해져만 가는 의식에 슬슬 당신에게서 떨어져야 할까 싶어 몸을 빼려고 하자 갑자기 당신이 내 팔을 붙들었다. 그리고는 말한다.


"물어."

"예?"

"물라고. 못 들었어?"


흐릿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어째서 당신의 목소리는 이다지도 선명한지. 피부로 닿는 것처럼 웅웅 울리는 목소리가 일순 내게 혼란을 주었다. 당신의 대답을 이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 와중에도 당신은 너무나도 태연했다. 이런 비참한 내 모습을, 무덤덤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당신의 시선을 마주볼 자신이 없어 고개를 떨구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이에요."

"아무 생각 없다. 널 살린 대가를 치르려는 것 뿐이야."


자, 어서.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목소리가 점점 꿈결처럼 흐릿해져만 갔다. 정신이 들고 보니 나는 거세게 당신의 목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고, 당신은 그런 나를 피하지 않았다. 나에게 밀려 넘어지는 와중에도 나를 꽉 끌어안고 있는 당신의 심장소리가 들려온다. 그 무엇보다도, 내 심장 소리보다도 나를 살아있다 깨닫게 해준 것은 바로 당신이었다. 당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절실히 느꼈다.


그 날, 그렇게.



이 때 귀능이의 태도가 전과는 달리 많이 차가워짐. 왜 자길 살려놓았냐는 원망도 있고, 그렇게까지 당신에게 기생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싶지는 않다는 자존심도 있지. 하지만 그래도 흡혈 충동이 번지면 자신도 모르게 다나한테 달려들어 목을 무는데, 다나는 꽤 아플 텐데도 아무 말 없이 금강불괴를 풀고 목을 물려줌. 피를 어느 정도 마시고 이성이 돌아오면 귀능이는 또 죄책감을 느끼고~


그런데도 다나는 자신의 화풀이를 고스란히 받아줌. 의아해진 귀능이는 그래서 다나에게 물어봄.


"다나 씨."

"왜."

"왜 화를 안 내요?"


큰 맘 먹고 물어본 건데 오히려 다나 씨는 이상하다는 듯이 날 쳐다봤다.


"내가 왜 너한테 화를 내야 하는데?"

"당신한테 화내면서도, 매번 폭주해서 당신 피를 빨려고 하는 존재가 되버렸잖아요, 나."

".."

"기생충처럼요."

"니놈같이 덩치 큰 기생충이 어디 있냐."

"하하, 그런가.."


시무룩해 있는 내 모습이 신경쓰였는지 다나 씨는 다시금 내게 말했다.


"신경쓸 거 없다."

"..."

"막말로, 네 말이 맞잖아. 죽고 싶어하는 너를 살려놓고 그런 존재로 만든 건 나라는 걸 잊었냐?"


손을 뻗어 귀능의 머리를 마구 헤집는 다나였다.


"그러니까 살아라."

"..."

"멋대로 죽으려고 든다면 지옥까지 찾아가서 살고 싶어질 만큼 마구 때려줄테니 말이야."

"푸핫!"


다나의 말이 웃겼는지 귀능은 한참을 큭큭대며 웃었다.


"그거, 보통 반대로 말하는 거 아니예요?"

"불만있냐?"

"예? 아니요, 푸크큽."


다나 옆에서 웃다가도 이내 다시금 표정이 굳어진 귀능이가 고개를 무릎에 묻겠지.


"딱히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알아."

"알면서 대체 왜 살렸어요?

"아는 녀석이 눈앞에서 죽는 건 더 이상 사절이다."

"그럼 다나 씨가 안 보는 데서 죽으면?

"넌 죽지 못해."

"왜요?"

"이미 넌, 살고 싶다 생각해버렸을 테니까."


그 말을 듣자마자 귀능이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다가, 그는 다시금 눈을 깜빡거리며 얼굴을 무릎에 깊숙이 묻었다.


"우와, 큰일났어요."

"뭐가?"

"저, 진짜 살고 싶어질 것 같은데. 괜찮아요?"


조심스레 물어오는 말의 의미를 다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살기 위해서는 그녀의 피가 필요하니까. 우물쭈물하다 귀능은 다시금 말을 던졌다.


"분명 많이 귀찮을 텐데."


그래도 괜찮냐고, 나를 수용해줄 수 있냐는 그의 질문은 상황과 맞물려서일까, 어딘지 사랑고백과 닮아 있었다.


"네가 귀찮은 게 어디 하루 이틀이냐?"


심드렁히 대답하는 다나에게 귀능이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아주 환하게.


-당신을 좋아하게 되서 다행이에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대충 이 정도에서 끊고 저는 자겠습니다... 오랜만에 위키서 파이 부분 찾아봤는데 세레스국 전개는 언제봐도 소오름이군요; 사스가 클램프 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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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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