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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찬] 첫 만남

둥글레차 2014. 11. 29. 19:57


※ 가람찬인데 가람이 거의 안나옴주의 / BL임다. / 정말 짧습니다.




[가람찬] 첫 만남.



WRITTEN BY. 리네






햇빛 잘 드는 창가, 한 소년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푸른색의 교복 마이를 입고 팔로 제 머리를 받친 채 잠든 얼굴위로 햇살이 내리비췄다. 수수해 보이지만 잘 뜯어보면 매력적인 얼굴 위를 붉은색 머리카락이 덮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 다들 나가서 조용한 공간 속에 숨소리도 없이 잠든 모습은 마치 실제 상황이 아니라 그려진 그림 같기도 했다. 그 때, 문이 드르륵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섰다. 곧바로 소년이 있는 책상 쪽으로 향해가던 그가 싱긋 웃었다.



"야, 주은찬!!"

"…."

"언제까지 쳐 잘꺼냐?! 빨리 일어나라?"



탕탕, 책상을 두들기는 손이 자못 사나웠다. 그 손의 주인은 다른 손으로 제 옅은 회색빛 머리카락을 연신 헤집으며, 짜증스럽게 책상 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흐느적거리며 책상 위에 엎어져 있는 제 친구를 보며 그가 가늘게 인상을 썼다. 깨워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꼴을 보니 줘패면 일어나려나. 유도를 비롯한 각종 운동들을 휩쓴 유단자인 만큼 폭력은 자제하는 편이었으나 지금은 급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 때, 누워 있던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부시시 눈을 비볐다. 이리저리 뻗쳐 있던 붉은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애써 가라앉히며, 그는 하품을 했다.



"무슨 일이야, 빽건."



졸려 죽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은찬은 제 눈을 가늘게 떴다. 들고 있던 손을 살며시 내리며, 백건은 짤막히 용건만 대답했다.



"수학 노트 좀 빌려줘."

"딴 애한테 빌려, 왜 하필 나야?"

"나 친구 없거든."



당당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에 은찬은 손으로 제 얼굴을 짚었다. 친구 없는 게 무슨 자랑거리냐. 모처럼의 단잠을 방해한 이유가 저런 쓸데없는 용건이라니.



"창피하지도 않냐?"

"니가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잔말말고 당장 노트나 이리 내."



안 그러면 죽여버릴 듯이 형형히 안광을 빛내는 백건의 모습에 은찬은 어이가 없어졌다. 내가 무슨 동네 북이냐. 하지만 솔직히,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기도 귀찮은 관계로 슬며시 책상에서 노트를 꺼냈다. 주면 먹고 알아서 떨어지겠지. 빨리 보내고 마저 자는 게 나았다. 모처럼의 점심시간을 이런 식으로 버릴 바에야.


노트를 건네주었다. 물론 그 노트에 요 며칠 간 거의 필기를 하지 못했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자, 여깄어. 6교시 전에 가져와."

"땡큐."



노트를 받아들자 더 이상의 잔소리는 없었다. 재빨리 교실을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은찬은 혀를 쯧쯧 찼다. 저걸 친구라고. 이미 여러 번 겪고 있는 일이라 별 감흥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한숨을 쉬던 은찬이 다시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요새는 이상하게 너무 피곤했다. 자도 자도 끝없이 자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이래 봬도 몸 하나는 건강한 편이라 체력이 딸리는 적은 없었는데, 요즘은 쉬는시간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도 엎어질 정도로 그 사태가 심각해졌다. 밤에 분명 잠을 자고 있는데도, 마치 한 잠도 자지 못하는 것처럼 몸이 축축 늘어졌다. 이제 곧 시험인데 일났네. 피식 웃던 은찬의 의식이 수면 밑으로 조용히 가라앉았다.


동시에, 그의 몸까지도.




*



바람이 한 차례 불어와 창가를 지나쳐 커튼을 뒤흔들었다.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이 교실을 한 바퀴 쓸어버리고 복도로 흘러나갔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무엇도.




*



"…어라?"



새까만 눈동자가 데구르르 굴러간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은찬은 제 눈앞에 나타난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분명 자신은 방금 전까지 책상에 엎드려 그나마 주어진 점심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은 숲이었다. 그것도 정말이지 도시 주변에는 절대 없을 거 같은, 하늘을 가릴 듯이 울창한 나무들이 제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러니 경악할 수밖에. 최소한 자신은 이 동네에 살면서 이런 숲을 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이건 꿈인가. 그렇게 생각하던 은찬이 제 몸을 훑어보았다. 일단 입고 있는 옷은 교복이 확실했다. 요 근래 피곤하다 싶었더니 드디어 이런 꿈도 꾸는구나. 하하 웃으며 뺨을 긁적거리다, 제 앞에 있는 나무로 다가갔다. 손을 뻗으니 까슬하면서도 맨질맨질한 촉감이 손끝에 묻어났다. 꽤 리얼하다, 생각한 순간 나무뿌리에 발이 걸렸다. 꽈당 넘어져 흙에 고개를 묻은 은찬이 신음소리를 흘렸다.



"아야야…." 



그러던 은찬이 순간 숨을 멈췄다. 아프다니. 꿈이라면 아플 리가 없을 텐데. 그러나 지금 그는 넘어진 제 얼굴이 무척 아팠으며, 입에 들어간 흙은 푸석푸석하고 텁텁했다. 일어서서 몸에 묻은 흙을 털어냈다.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시 바닥에 주저앉은 그가 흙 한 움큼을 집어들어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촉감이나 냄새나,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했다. 하지만 믿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꿈이 아니라면, 여긴 대체 어디란 말이야?!


납치라도 당한 건가.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의 귓가에 난데없이 무슨 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귀를 기울였다. 작지만 선명한 이 소리는….



'말 울음소리?'



점점 다가오는 소리에 은찬은 절로 몸이 굳어졌다. 도망칠까? 아니야,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잖아. 나뭇잎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누군가가 예상대로 말을 타고 수풀 사이로 등장했다. 그리고 동시에, 은찬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백마를 탄 남자였다. 푸른빛이 감도는 긴 머리를 하늘을 향해 묶고, 화려한 옷을 차려 입은 귀공자. 아름다운 얼굴은 언뜻 보기엔 성별이 구분가지 않았지만 키나 골격을 보아서는 남자가 확실했다. 그가 은찬을 발견하더니 고삐를 세차게 잡아당겨, 그 자리에 멈춰섰다. 특이한 옷차림, 붉은색 머리카락. 마냥 놀라고 있는 은찬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적색의 눈동자가 사납게 일그러졌다.



"넌, 누구냐?"







끝/ㅅ/b



===


둥차 첫 BL연성을 가람찬으로 할지 몰랐네요 전 당연히 건찬으로 할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배꼬님 가람왕 연성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짤막하게 연성해봤습니다:) 저는 차원이동이라는 소재를 매우 좋아해서 ㅋㅋㅋㅋ


제가 생각한 가람왕은 뭐랄까 평소에는 냉정하고 이지적인 왕인데 사생활로 들어가면 고집 세고 말 안들을 거 같은 그런...? 자기가 원하는 건 무조건 제 곁에 붙잡아놔야 되고 손에 넣지 못하는 건 없었으니까 꽤 거만할 거 같구요. 그래서 은찬이한테 집착해도 은찬이가 제 맘대로 안 되니까 더 사납게 굴고 그러면서도 초조해지고... 참새같은 이 녀석이 언젠가는 제 곁을 멋대로 떠나갈까봐.


반면 은찬이는 꽤 성실하고 우유부단하지만 중요할 때는 칼같을 거 같은 느낌? 건이를 다루는 걸 보면 알겠지만 귀찮아지는 걸 싫어하고 적당히 상대한테 맞춰주면서도 은근 상대 엿먹이기도 고단수... 그래서 가람이한테 따라주는 척 하면서 가람이를 많이 엿먹일듯. 가람이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가끔 그 집착이 숨이 막히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우월감도 느끼고.


어쨌든 초반엔 많이 싸우겠죠. 처음에는 존대하던 은찬이가 참다참다 터져서 나중에 반말. 가람이는 넌 내것인데 왜 이리 제멋대로 구느냐고 하고 은찬이는 누가 니꺼냐고 당장 나한테서 손 떼라고 버럭버럭할듯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은찬이가 휘두르게 되겠지 은근 사람 잘 꼬실 거 같단 말이죠 ㄷㄷ



제가 이 장르는 거의 소비러인 터라 이게 두 번째 연성이네요 ㅂㄷㅂㄷ


배꼬님께 바칩니다. 앞으로도 연성 기대할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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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라] 사랑싸움







“둘이 싸웠어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 사물함을 열던 손이 멈칫했다. 흑발에 쭉 째진 눈, 마치 여우같은 인상을 주는 남자가 홱 고개를 돌렸다. 그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후배, 마나미 산가쿠(真波山岳)를 보며 아라키타 야스토모(荒北靖友)는 지긋이 인상을 썼다.



“하?”

“싸웠네, 싸웠어.”



매섭게 째려보는 눈초리가 무섭지도 않은지 마나미의 얼굴엔 겁먹은 기색 따윈 전혀 없었다.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싸웠다고 단정짓는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마냥 아니라고만 하기에는 찔리는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괴상한 소리 지껄일 거면 당장 옷 갈아입고 꺼져라.”

“둘이 사귀죠?”

“….”

“아, 역시.”



순간 흠칫한 눈동자를 마나미는 놓치지 않았다. 저 얄미운 면상을 한 대 후려갈기고픈 충동을 애써 이겨내고, 아라키타는 묵묵히 옷을 갈아입었다. 머릿속은 빙글빙글 정신이 없었지만 말이다. 평소에는 나사 몇 개 풀려있는 놈이 왜 이럴 때만 날카롭기 그지없는 거냐고!


틈을 보인 제 자신을 저주하며 그는 사물함을 쾅 닫았다. 반박도 제대로 못 하는 건 지금 저 말들이 구구절절 틀린 구석 하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떻게 제 연애사를 이 자식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색을 눈치챘는지 마나미는 시원스레 답을 내놓았다.



“신카이 선배가 요 근래 표정이 암울하거든요.”

“하? 그 돼지새끼가? 맨날 실실 쳐 웃는 거밖에 할 줄 모르잖아.”

“하긴 아라키타 선배 표정이 더 죽상이기는 하죠.”

“…죽는다 너.”



가뜩이나 심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성질 긁지 말라 이거다. 심상치 않은 선배의 표정에 마나미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불편한 공기에 재빨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바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본 아라키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반면 마나미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어라-? 신카이 선배?”

“역시 여기 있었구나, 마나미. 누가 널 찾아왔던데.”



신카이는 평소와 같았다.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는 얼굴에서는 당황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문 앞에 가만히 서서 여유롭게 미소짓는 얼굴이 꽤나 태평하다. 뻣뻣하게 굳어버린 아라키타를 사이에 두고 그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갔다.



“누가요? 설마 반장인가?”

“아니, 저번 그…. 소호쿠 쪽 안경 쓴 아이더라구.”

“정말이요?”

“그래.”



사카미치 군인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나미는 환하게 웃었다. 웃는 얼굴로 변하는 제 눈빛을 숨기는 것이 참 그다웠다. 나가봐야겠다고 말하며 마나미는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 아라키타를 지나쳐, 밖으로 나가던 마나미가 툭 말을 던졌다. 물론 신카이한테.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요?”

“…방금 왔는데.”

“흐-음.”



알겠습니다. 그 말만을 남기고 마나미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남은 둘 사이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슬슬 정신이 들었는지 아니면 그와 말을 섞기 싫었는지, 따라 나가려던 아라키타의 앞에서 신카이는 팔을 뻗어 문을 쾅 닫아버렸다. 곤란하다는 듯이 웃으며 다가오는 그를 피해 아라키타는 몇 발자국 물러섰다.



“왜 그래? 야스토모.”

“오지 마, 돼지새꺄!!”



뒷걸음질치는 제 팔을 잡아당겨 입을 맞추려는 신카이를 짜증스레 밀어냈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그를 뿌리치려다 사물함에 몸을 부딪쳤다. 물러설 곳도 없고 이 와중에 얼굴은 더럽게 가깝다. 떨쳐내려고 주먹을 날렸지만 신카이도 만만찮았다. 많이 겪어봐서 그런지 몰라도 살짝 고개를 들어 피하더니 한 팔로 그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읏차.”

“이거 안 놔, 새꺄?!”



즐겁게 웃는 얼굴에 배알이 꼴렸다. 쿨한 얼굴을 해가지고는, 자신만 보면 바보같이 풀어지는 얼굴은 여전하다. 그게 좋냐 싫냐라고 묻는다면 확실히 싫지는 않다. 하지만 배알이 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녀석을 보면서 더 헤실하게 풀어지는 제 마음 때문이다. 다가오는 입술 사이에 손을 끼워 넣었다. 어이, 돼지새끼.



“치워, 나 아직 화 안 풀렸다?”

“왜 화가 났어?”

“….”

“벌써 3일째잖아. 내가 뭐 잘못했어?”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는 녀석을 순간 귀엽다고 생각한 저를 마구 내려치고 싶었다. 다 큰 저런 사내새끼가 어디가 귀엽다고, 아무래도 더위를 먹은 것 같다. 아니, 그래도 눈빛을 보면 낑낑거리는 멍멍이 새끼 같아 보이기도 하….



“지랄도 병이라고!!”

“야, 야스토모?”

“짜증나, 당장 안 떨어져?!!”

“…싫어.”

“뭐?”



부루퉁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 얼굴에 할 말이 없어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두 손을 뻗어 저를 꼭 껴안는다. 가뜩이나 체온이 높은 녀석이 껴안으니 더웠다. 등짝을 때려 내치려고 했지만, 녀석의 폼새가 마치 어리광치우는 멍멍이같아 차마 그러지를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동물에 약한 아라키타였다.



“안 때리네?”

“쳐맞고 싶냐?”

“아니아니, 맞을 거 각오했는데 조금 놀라서.”

“맞고 싶다 이거지?”



등짝을 시원하게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 신카이의 표정이 꽤나 울상이었다. 그렇다고 진짜 때리냐는 듯이 쳐다보는 신카이의 눈빛을 아라키타는 여느 때와 같이 쌈박하게 무시했다. 하하, 사람 좋게 웃는 신카이의 얼굴을 보던 아라키타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도 팔자인가.



“야, 돼지새끼.”

“응?”

“…여자애들 적당히 떨궈내라.”



녀석이 토도 못지 않게 인기가 많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개인 팬클럽까지 있을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지. 사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초딩도 아니고. 하지만 말이다, 명색이 애인이란 놈이 제 앞에서 여자애들에게 선물을 받으며 희희낙락 웃고 있는 꼬라지는 봐줄 수가 없단 말이다. 아무렇지 않았던 광경에 열받을 정도로 변해버린 제 마음이 참으로 성가셨다. 치솟는 짜증에 그 자리에서 녀석을 끌고 나올까 고민했지만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랬다간 이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니까.



“나 걱정했어?”

“….”

“질투한 거지?”



그래, 바로 이렇게.


예상대로 활짝 웃으며 제게 달라붙는다. 기뻐 죽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얼굴이 정말 바보같아, 웃으면서 그 얼굴을 꾸욱꾸욱 밀어냈다.



“야야, 많이 컸다? 이게 아주 기어오르네.”

“야스토모 참 귀엽다.”

“이게 맞을라고. 난 남자거든 등신아, 눈깔 삐었냐?”

“바람은 걱정하지마. 난 야스토모 아닌 사람한테는 관심 없는걸.”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

“야스토모, 좋아해.”



갑작스러운 고백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틈을 노리지 않고 입을 맞추는 녀석의 얼굴을 끔뻑끔뻑 바라보았다. 정말 기뻐보이는 얼굴이라 할 말이 없어졌다. 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징글맞게 여전한 녀석이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도, 자신만을 똑바로 쳐다보는 이 눈빛도. 속으로 픽 웃었다. 하긴, 이 녀석의 이런 표정에 아직도 이리 약해지는 자신이 할 말은 아니지만.


아라키타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


이거 사실 신아라+마나오노예요... 시간이 없어서 일단 1탄인 신아라부터 썼다는ㅠㅠㅠ


음음 사실 처음 적는 신아라니까 최대한 꽁냥꽁냥하게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ㄷㄷ


어째 본편 보기 전보다 본편 보고 나서 캐해석이 더 난해하네요;; 신카이가 생각보다 굉장히 침착하고 과묵한 캐릭터라 다루기 어렵네요;ㅅ;


에구에구. 2탄은 언제 시간나면 써야겠죠 마나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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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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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위가 좀 있습니다. 더 넣기에는 아무래도 공개적인 장소인지라 무리겠군요 하하(땀땀

※ 저는 겁페를 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탐라의 스포와 엔하위키의 힘입니다. 혹여 캐붕이라면 죄송합니다;;




[토도마키] 너의 곁으로.


WRITTEN BY. Rine






매앰, 매앰…. 매미 우는 소리가 간혹 가다 들려온다. 여름이 어느 정도 지나가서 그런지, 쨍쨍 내리쬐던 햇빛의 열기가 많이 사그러들었다. 여름의 끝과 함께 지나간 인터하이. 저 멀리서 비명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는 후배들을 바라보던 마키시마 유스케(巻島 裕介)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혹여 저를 알아볼까 싶은 노파심에 모자를 더욱 깊게 눌러썼다. 모자 사이로 드리워진 녹빛 머리카락을 살며시 뒤로 넘겼다. 아아-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도 맑구나. 마치, 승리를 축하하는 것처럼.



“돌아왔구나.”



*



“오랜만이야, 마키짱!”



집에 오자마자 저를 찾는 손님이 있다고 했다. 영국에서 돌아온 게 바로 그제인데, 대체 누가? 싱글거리는 집사의 얼굴에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설마설마 했는데. 응접실에 앉아 제 집마냥 편안하게 손을 흔드는 건 검은 단발머리의 남자였다. 반갑긴 한데, 왠지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역시나 너인가. 토도 진파치(東堂 尽八). 제가 다니던 소호쿠 자전거부와 경쟁하던 하코네 자전거부의 동갑내기 클라이머. 포지션이 겹치는데다 나이도 같아서 자연스레 서로 경쟁하게 되었던, 자신의 둘도 없는 라이벌이자….


저의 연인.



“언제 봐도 마키짱네 집은 화려하네~.”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마키를 향해, 그가 살살 손을 내저었다. 누가 주인이고 손님인지. 선선히 다가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빤히 쳐다보는 토도에게, 마키가 툭 내뱉었다.



“할 말이 있는거니.”

“돌아온 걸 환영해!”



칼같이 나오는 대답. 싱글거리며 웃는 토도의 모습에 마키도 따라 웃었다. 쿡쿡대며 웃는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마치 며칠 전에 만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화가 흘러가고 있었다. 토도의 입가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돌아오면 저 말을 꼭 해주리라 다짐했었는데 기뻐해줘서 다행이다. 태연하게 웃고는 있지만, 제가 얼마나 이 순간을 고대했는지 그는 모르겠지. 그가 없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물론 연락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전화통화를 가끔 하긴 했지만, 말수가 적은 마키의 성격상 통화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전화할 때마다 보고 싶다고 말하려다 매번 그만두었다.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자신이 외롭다고 말하면, 티는 안 내겠지만 분명 걱정하겠지.


오랜만에 본 마키는 조금 변하긴 했다. 외양상으로는. 런던은 안개의 도시라더니, 안 그래도 하얗던 얼굴이 더 하얘졌다.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그건 좀 걱정스러웠지만 그것 빼고는 예전과 같았다. 별 탈없이 돌아온 것 같아 다행이다 싶으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돌아온다는 특급 정보를 전달해준 집사님께 감사 인사를. 왠지 저희들 사이를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어때.



“그나저나 올해도, 소호쿠가 우승하지 않았니~.”

“아아- 뭐. 간발의 차로 역전당할 줄은 몰랐지. 아까웠어.”

“실수도 실력이지 않니.”

“잠깐. 오늘 대회 보러 갔었어, 마키짱? 나보다 먼저 후배들을 보러 갔단 말이야?”



토도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하는 모양이 평소와 같았다. 저를 먼저 찾지 않다니 섭섭하다, 왜 온다고 빨리 연락은 안 했냐, 그나저나 밥은 잘 챙겨먹는 거냐, 왜 이리 얼굴색이 더 새하얘졌냐, 등등. 표정을 보니 연락 때문에만 서운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오늘 대회. 정말 아깝게 졌으니까. 이미 졸업했다고는 하지만 저가 속했던 학교가 진 것을 분해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겠지. 그래서 오늘따라 더 떠드는지도. 좀 시끄럽지만. 떽떽거리는 목소리에 귀를 틀어막던 마키가 툭 내뱉었다.



“그래도, 내가 와서 좋은 거 아니었니?”



그 말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뭐니? 그렇게 말하려던 마키를 토도가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당연하지. 그렇게 대답하던 토도의 입술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턱을 붙잡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살짝 벌어진 입 안으로 물컹한 혀가 들어와, 서로 엉켜간다. 구강으로 밀려드는 체향에 소름이 돋았다. 오랜만이다, 싶어서 기분 좋게 반응해주고 있었다. 녀석이 이상할 정도로 저를 몰아붙이기 전까지는. 입 안을 샅샅이 핥고 혀를 뽑으려는 듯 감아올리는 키스가 평소보다 무척 거칠었다. 그렇다고 심하게 난폭하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여유가 없어보인다고 해야 하나.


오랜만이라 그런지 아니면 자극이 강해서인지, 몸이 평상시보다 빨리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열이 오르는 제 몸을 깨달았는지, 키스하던 그가 제 다리 사이로 다리를 밀어넣어 비비기 시작했다. 위아래로 오는 자극에 자꾸만 이성이 날아가고 있었다. 떨리는 손을 뻗어 녀석의 목에 감고 몸에 기댔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격해지는 키스에 숨 쉬기가 힘들 정도여서 적당히 하라고 몸을 쳐내는데도 꿈쩍도 않는다. 아주 단단히 날을 잡은 것처럼 제 욕심을 취하고 있다. 입술 사이로 타액이 흘러내렸다.


내려가던 손이 허리를 쓸어내리자, 마키가 하아- 숨을 뱉어냈다. 어느 새 입술을 떠난 토도가 아래로 내려와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쪼옥 소리를 내며 살살 혀를 내어 핥자, 마키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런 마키를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는 토도의 눈이 반달을 그리며 웃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평소에는 엄마처럼 굴면서, 이럴 때만 남자의 얼굴을 하지 말아주겠니. 차마 뱉을 수 없는 말들을 목 안으로 내리삼켰다. 응접실에서 난데없이 진한 스킨십이라니. 평소라면 이미 내쳤을 테지만 이렇게 순순히 당해주는 건, 저항하지 못하는 건 저에게 너무나 다정한 녀석의 태도가 맘에 들어서다. 강압적이지는 않지만, 제발 가지 말라는 듯이 저를 꼭 붙잡는 팔이 좋아서.


점점 내려오던 손이 허리를 지나, 제 둔부를 움켜쥐었다. 다른 한 손은 셔츠 안으로 슬금슬금 들어오면서 제 척추 위를 덧그리고 있었다. 점점 대담해지는 손길에 흠칫거리던 마키가, 토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살짝 힘을 주어 밀어내자, 방금 전과는 달리 순순히 물러난다. 불안한지 살짝 굳은 얼굴로 저를 바라본다. 싫었어? 그렇게 물어보는 토도를 바라보던 마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지만.



“적어도 여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니.”

“그럼….



침대로 갈래? 속삭이는 목소리에 돌아온 대답은 하나.


네가 데려가주련.




아랑 언니 리퀘로 쓴 글!! 헤헤헷>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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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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