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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메신저 배포전 [강건너 림구경2]에서 낸 배포본입니다.

A5 용지로 26페이지 정도.



[고스트메신저x가디언즈]

[잭꼬강강림]

<눈꽃 내리는 날에>


Written by. 리네



1. Snowflake



누군가가 있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뒷마당 쪽에서, 벽에 기대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아이가. 쪼그려 앉아 무릎을 감싸 안고 있는 아이의 몸집은 작았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는 얼굴이 고집스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은지 입속으로 끅끅 울음을 삼키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조용히 아무도 모를 제 아픔을 연신 게워내던 아이가, 갑작스레 얼굴에 달라붙은 차가운 기운에 살짝 고개를 들었다. 빼꼼히 눈만 들어 제 앞을 바라보는 적갈색 눈동자가 연신 깜빡거렸다.



“눈…?”



설탕가루처럼 보풀보풀 떨어지는 하얀 눈송이가 천천히 소년의 주변으로 내려앉고 있었다. 고사리같은 손을 살짝 뻗어내자, 작은 하얀빛이 손끝에 닿았다가 금세 사라졌다. 잿빛 바탕에 하얀 점들이 하늘하늘 찍혀간다. 제법 쌀쌀해졌지만 아직 눈이 올 날씨는 아닌데. 의아한 마음에 숙였던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던 아이는 놀라 숨이 멎었다.


공중에 떠서 저를 내려다보는 얼굴이 있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에 파란색 눈동자, 저보다 조금은 나이가 많을 법한 소년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길게 뻗은 나무 지팡이를 한 손에 들고 있는데, 눈은 지팡이 끝에서 내리고 있었다. 신기한 광경에 저절로 눈동자를 굴리는 아이를 보며, 그가 놀란 듯이 웃었다.



“너, 내가 보여?”

“누구…?”



이미 울음은 뚝 멎어 있었다. 그저 놀란 채, 눈물범벅인 얼굴로 아이는 간신히 입을 떼어 말을 걸었다.


소년이 빙그레 웃었다.



“내 이름은 잭 프로스트.”



날 볼 수 있는 아이가 있었다니. 그렇게 말하며 소년이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으려고 한 순간, 그의 손바닥 위에서 피어나오는 커다란 눈결정에 아이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손가락 끝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눈꽃을 넋놓고 바라보던 아이가 소년에게 물었다.



“너, 귀신이야?”

“귀신? 그거랑은 좀 다른데. 난 가디언이야.”

“가디언? 그게 뭔데?”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이에게 소년이 씨익 웃어주었다.



“아이들을 수호하는 존재야.”





2. Resemblance



“대체, 어디에서 왔어?”



아이가 물었다. 질문과 동시에 날아오는 눈뭉치를 잭은 훌쩍 뛰어 가볍게 피했다. 그에 불만스러운지 퉁퉁 부은 얼굴을 한 아이가 다시 한 번 눈을 뭉친다. 그걸 본 잭이 들고 있던 지팡이를 아이 쪽으로 뻗었다. 하얗게 빛나더니 한 무더기로 쏟아진 눈더미가 위에서 쏟아져 아이를 파묻었다. 몸집이 작아서일까, 눈 속에서 머리카락만 조금 드러난 아이를 보던 소년이 낄낄대며 웃었다. 낑낑 고개를 내밀고 입에 들어간 눈을 뱉어내며 아이가 불퉁스레 중얼거렸다. 하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늘 생각하지만 그 능력 반칙이야. 눈싸움할 땐 공평해야지!”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이기면 장땡이지.”

“쳇, 그나저나 어디에서 왔냐니까.”



요 며칠 간 잭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를 찾아왔다. 와서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조금 위험할 정도로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며 지금처럼 눈을 만들어 눈싸움을 하기도 했다. 아이는 제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소년을 보며 픽 웃고 말았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하자. 이렇게 말하기는 하지만, 즐겁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확실히 그는 평범한 인간은 아니었다. 이국적인 생김새도 그렇지만 공중에 떠다니거나 눈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아이의 눈에도 비정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기한 면이 있다면 저를 웃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귀찮은 녀석에게 우는 얼굴을 들켰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제가 웃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 귀찮긴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하루종일 놀다 보면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실들도 잊을 수 있었으니까.


현실에서 도피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물어봤으나 늘 대답은 같았다. 처음에는 공중에 떠 있는데다 제 눈에 보이길래 귀신인 줄 알았지만 귀신은 아니라고 하고. 하긴 귀신이 눈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겠지. 아이가 짜증스레 눈살을 구겼다. 어느 쪽이야.


사실 느껴지는 기운은 단순한 귀신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었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무척이나 청량하고 순수한 기운이 소년의 전신을 휘감고 있었으니까. 잭이 웃으면서 말했다.



“전에도 말해줬잖아. 난 아이들의 꿈과 희망으로 태어난 존재라니까?”



웃기시네.



“헛소리한다.”



기습적으로 던져진 눈뭉치에 얼굴을 맞은 잭이, 한참을 멍하니 있다 큭큭 웃음지었다. 얼굴에 묻은 눈을 손으로 거둬내며 그가 웃는다.



“정말이라니까. 난 가디언이라고. 나는, 너희한테서 태어난 존재야.”



농담같지 않은 진지한 말투는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그 말을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다. 애당초 믿을 만한 사실이어야 말이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쭉 자신을 가디언이라고 소개했다. 아이들의 소망에서 태어난 수호신 같은 존재, 그래서 자신을 믿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그런데 어째서 너한테는 그냥 보이는지 모르겠다니까.”



아이는 조용히 말을 삼켰다. 차마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존재라서 그렇다는, 제 입으로 그런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어서.



“뭐, 간만에 날 알아보는 녀석이 있어서 재미있기는 하지만.”

“왜?”



잭이 다시 한 번 눈뭉치를 만들어 던졌지만, 아이는 몸을 돌려 가볍게 피했다. 마른 체형 덕분에 아이는 던지는 건 몰라도 피하기는 잘 했다. 물론 그와 눈싸움을 하면 7할 정도는 아이가 당하는 편이었지만.


아깝네. 중얼거리는 말과 달리 잭은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 그냥 이런 상황 자체가 즐거운 모양이었다.



“나를, 아니 우리를 볼 줄 아는 아이는 드물거든. 일단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우리를 볼 수 있으니까.”

“거참 까다롭네.”

“뭐, 그렇지. 사실 너를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

“왜?”

“혼자는 외롭거든.”



아무렇지 않게 웃는 잭에게 아이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목 안쪽이 꽉 막힌 듯한 감각. 아이가 저 말에 엄청나게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는다는 두려움, 그건 언제나 아이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근본적인 감정 중 하나였으니.



“꼭 그렇지도 않아.”

“어?”

“보이든 보이지 않든, 혼자인 사람은 혼자인걸.”



그래도, 가끔은 그 사실이 너무 버겁다.


아이는 뭉치고 있던 눈을 턱 내려놓고 벽 쪽으로 가서 앉았다. 벽 부근은 아무것도 없이 깨끗했다. 애초에 눈을 만들어낸 것은 잭이기에, 그들이 놀던 부근을 제외하고는 눈은 한 싸래기도 쌓여 있지 않았으니까.


잭이 다가와 아이의 옆에 앉았다. 지팡이를 제 무릎 사이에 세우고 털썩 주저앉은 소년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침묵.


소년이 입을 열었을 때, 아이는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근데 나도 뭐 하나 물어봐도 되냐?”

“뭔데?”

“그날 왜 울고 있었어?”



묵묵부답. 아이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것이 맞을까. 그와 함께 지내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말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가끔은 모든 걸 털어놓고 싶기도 했다. 말할 상대가 없으니까. 어차피 제 눈에만 보이는 존재니까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말하고 나면,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이 답답함도 해소되려나.



“기다리는 사람이 하도 안 오길래, 그냥.”

“기다리는 사람?”



고개를 갸웃거리는 잭을 보던 아이가 피식 웃었다. 힘없는 미소였다. 그걸 본 잭의 표정이 저절로 심각해졌다. 없는 용기를 쥐어짜내어, 아이가 간신히 말을 뱉어내려는 순간이었다.



“그게….”

“꼬마?”



들려오는 목소리에 숨이 멎었다. 삐걱삐걱 몸을 돌려 옆을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가 있었다.




3. GangLim Dorung



요즘 들어 아이가 이상했다.


그걸 느낀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었다. 평소보다 자주 밖을 돌아다니는 것도 그랬고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그랬다. 무엇보다 이상하게 즐거워 보인다. 다만 여전히, 제 앞에서는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어디 다녀오냐?”



그렇게 물을 때마다 아이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미소를 거두고 어두워지는 표정에 괜시리 울컥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래줄 생각도 없었기에 그저 조용히 아이를 지나쳤다.


명계에서 저를 아이의 감시역으로 붙인 것도 이제 곧 1년이 넘어간다. 수명을 다하지 않았기에 돌아올 수는 있었으나, 명계 상층부에서는 아이의 존재를 위험인자로 분류한 지 오래였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그간 벌였던 일들이 하나같이 만만한 것들이 아니니 오죽할까. 언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위험요소를 함부로 풀어줄 수는 없겠지. 곁에서 아이를 감시할 사람이 필요했고, 종로 쪽을 담당하는 제가 그 아이의 담당으로 발령난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지시를 받았다. 곁에서 머물기만 하라고. 쓸데없이 깊게 접근하지도 말고, 그저 행동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만 했다. 그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정을 주지 말라는 뜻이겠지. 쓸데없는 사념은 차사에게는 독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저 자신이었으니까.


거리를 두었다. 근처에 머물되 결코 그 이상은 아니도록. 아이와 친하게 지내기는 했지만 늘 적정선을 지켰고, 그 선 안으로 발을 디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문제라면 아이의 눈치가 꽤 빨랐다는 점이겠지. 관계가 서먹해지기 시작한 건 그 즈음이었을 것이다.


돌아온 지 1년이 넘어가고 있었지만, 어느 새 저와 아이 사이에는 찬바람만 쌩쌩 불게 되었다. 말 한 마디 곱게 오가지도 않을 정도로.


언제부터였을까? 아이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진 것이. 저를 볼 때마다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기 시작한 것이. 저도 모르겠다. 어느 샌가 아이의 눈동자에는 제가 비치지 않았다. 제 앞에서 말수가 줄었고, 눈을 잘 마주치지도 않았다. 제게 왜 그러냐고 묻지도 않는다. 할 말만을 하고 입을 다물어도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았다.


꼭 누구 하나 죽은 것처럼 저를 쳐다보는 얼굴이 싫어서, 자꾸만 화를 내게 된다. 예전에는 비록 건방졌지만 그래도 그 얼굴에는 생기가 가득했는데. 저를 볼 때마다 굳어지는 얼굴이 묘하게 제 안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웃기지도 않은 감정에 실소가 나왔다.


그렇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자신이면서.


건방지게 굴던 철없는 꼬맹이, 시작부터 삐끗한 관계였다. 그렇게 생각하기만 하면 편할 텐데. 


요 근래 묘하게 실실 웃는 모습이 수상했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평소와 조금 다르게 굴었을 뿐이다. 일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몰래 뒤를 밟았던 것도 그 때문. 다만 이렇게 놀라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녀석의 옆에 있는 저건 대체, 뭐지?



“아저씨가 여긴 어떻게?”

“그냥 따라왔을 뿐이야. 그런데, 그쪽은…?”

“어라? 그쪽은, 이라면 나?”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은발머리. 얼굴을 보아하니 꽤나 어려 보이는데, 뭔가가 달랐다. 느껴지는 기운이 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평범한 인간이라면 저를 알아볼 리가 없지 않은가. 주머니에서 소울폰을 꺼내들었다. 검을 뽑아들려는 순간, 녀석이 저를 막아서지만 않았더라도.



“그만해!”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저를 노려본다. 어이가 없어져 다시 말하려는 순간 아이가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아저씨, 돌아가.”

“뭐? 하지만 이 녀석은….”

“내 친구야. 그냥 친구일 뿐이라고. 아저씨가 걱정할 만한 사람 아니야.”

“어딜 봐도 수상한 놈이잖아. 당장 거기서 비켜!”

“나, 사고 안 쳐!”



크게 외치는 목소리에 순간 멍해졌다. 씩씩거리며 저를 쳐다보는 눈매가 꽤나 매섭다. 하지만 제가 놀란 건 간만에 제게 대드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그 말의 내용이었다. 사고를 치지 않는다니, 설마.



“…그러니까, 그렇게 말할 필요 없어.”



말을 흐리며 고개를 푹 떨구는 아이의 모습에, 칼날이 심장을 푹 찌르는 것만 같았다. 역시, 알고 있었던 건가. 제가 왜 자신 곁에 머무는지. 저를 멀리하는 건 역시 그런 이유에서였나? 입맛이 썼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할 말이 정말 많았다. 왠지, 그냥 막연히 드는 불안한 예감에.


너를 빼앗기게 될 지도 모른다는.



“…아, 그래?”

“….”

“생각해보니 그렇군. 네 인간관계까지 내가 터치할 필요는 없지.”



나오는 대로 말을 뱉었다. 아니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차갑게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데. 너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건 아닌데.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정작 그 말들은 제 목구멍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냥, 다만. 저를 쳐다보는 눈이 너무나도 예전과 닮아 있어서 저도 모르게 울컥했을 뿐이다. 나를 멀리하기 위해 일부러 내 앞에서 죽은 듯이 조용하게 살았을 네가, 다른 녀석을 위해 나를 가로막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어서.



“좋아, 네 마음대로 해!”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이에게서 등을 돌렸다. 왜 네가 그런 눈을 해? 왜 그렇게 나를 아프게 바라봐. 어째서.



“…알았어.”



힘없이 대답하는 목소리에 주먹이 꽉 쥐어졌다. 열받는 것을 넘어서서 이젠 좀 화가 난다. 그렇게밖에 말하지 못하는 거냐. 왜 더 물고 늘어지지 않아? 너는,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녀석이 아니잖아.


어째서.

수없이 쏟아지는 의문 속에서도, 남자는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4. False & True



“넌 누구지?”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각, 강림도령은 지붕 위에서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었다. 긴 나무지팡이 하나를 끼고 지붕에 앉아 있던 은발의 소년이 흘끗 옆을 돌아보았다. 자신을 노려보는 서늘한 눈초리에도 잭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저 무덤덤했다. 그 모습에 발끈했는지, 남자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왜 계속 꼬마 녀석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관여라고?”



말없이 듣고 있던 잭이 지팡이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이 쏘아붙이는 목소리가 그 못지않게 싸늘했다. 



“난 가디언이야. 아이들을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게 내 의무라고.”

“가디언?”



처음 들어보는 명칭에 남자의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갔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평범한 존재는 아니다. 보통의 인간과 귀신과는 다르게, 저 녀석에게서는 정말 맑고 깨끗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존재? 그런 것도 있단 말인가?


하긴 명계도 실제로 존재하고, 저승사자가 인간처럼 변신해 활동하기도 하는데 새삼 그런 존재가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겠지.



“너지? 저 아이가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게.”

“….”

“너야말로 대체 뭐야?”



남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잭이 계속 말을 이었다. 소년다운 순수한 얼굴에 분노가 덧입혀졌다.



“저 아이는 왜, 늘 슬픈 표정으로 널 기다려야 하지?”

“….”

“관여하지 말라고? 너야말로 대체 무슨 권리로 그렇게 얘기하는 거야? 저 아이를 늘 혼자 있게 내버려두는 주제에!”

“….”

“나마저도 없으면 더 움츠러들고 외로워할 텐데. 저 아이가 더 작아지게 만들고 싶느냔 말이야.”

“….”

“그렇지 않아?”



말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제 가슴을 파고든다. 이미 멈춰버렸다 생각한 심장이 덜컹거리고, 몸이 싸하게 굳어버리는 것만 같은 느낌. 남자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멍해지는 정신을 애써 가다듬었다. 나답지 않아. 신경쓰지 마.


소중한 것만 지켜진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렇잖아?


차가운 눈동자가 똑바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는 것처럼 곧고, 서늘한 눈빛.



“그 이기심이, 그 아이를 힘들게 한다는 거야!”



아이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말하면서, 결국 그 아이를 붙잡아 두는 것도 세상과 단절시키는 것도 바로 너니까.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잭은 그를 째려보았다. 긴장의 실이 더욱 팽팽해졌다.


그 실을 먼저 끊어낸 것은 바로 남자였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그의 눈빛이 매섭게 돌변했다.



“그래서?”

“뭐?”

“기다리든 말든 그건 녀석의 선택 아닌가?”

“헤에.”



기다려달라고 한 적은 없다. 녀석이 멋대로 기다렸을 뿐이다. 남자의 입가에 비릿한 웃음이 걸렸다. 그렇게 말하는 저를 경멸하듯 쳐다보는 시선을 그는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적어도, 그에게 비난받을 이유는 없었다.


가장 비겁한 건 바로 제 자신이라는 것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잭이 헛웃음을 지었다.



“나쁜 인간이네, 그쪽.”

“인간은 아니다. 차사지.”

“알아. 그 옷. 아주 예전에 본 적이 있거든.”



소년조차 잊고 있었던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이 의식의 수면 위로 살풋 떠올랐다. 제가 죽었을 때 흐릿한 시야 너머로 존재했던 녀석들. 손을 뻗어 저를 데려가려고 했었다. ‘그분’ 이라는 존재가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의 자신은 없었겠지. 가야 할 곳으로 갔을 테니까.


그런데 그런 자가 어째서.



“죽음과 닿아있는 존재가, 어째서 살아있는 생명에 손을 대는 거지?”

“….”

“이래 봬도 눈치는 빠르단 말이지. 좀 이상한 면이 있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아이는 인간이었어. 그런데 어째서.”



삶과 죽음. 너무나도 가까우면서 또한 먼 사이. 곁에 있어봤자 하등 서로에게 이롭지 않을 이질적인 존재. 그걸 모를 만큼 잭은 세상에 어둡지도, 어리석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아이는 이 녀석을 그렇게 기다리는 걸까.


기다림의 과정은 고통스럽다. 얼음 속에 갇혀있을 때, 기억을 잃고 아무것도 몰랐을 때도 제가 느꼈던 건 숨이 막힐 듯한 외로움. 얼음을 깨고 나와 자유가 되어서도 여전히 그때의 기억은 강렬했다.


잭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안타까웠다.


- 어째서 이런 놈을 기다리는 거니, 꼬마야.


너의 기다림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이 치부하는 녀석이야. 네 옆에 있어봤자 하등 도움이 되지도 않아. 그런데도 왜 묵묵히 기다리고만 있니. 그런 곳에 숨어 아픔을 삭여가면서. 어쩌면 그렇게 울면서까지 기다려?


차라리 나였다면, 너를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텐데. 울리지 않을 텐데.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소년을, 남자는 말없이 바라보았다. 새까만 눈동자에 어리는 감정들은 이리저리 섞이고 섞여서, 결국에는 짙고 까만 무언가가 되어 가라앉는다. 그러더니 툭 말을 내뱉는다.


“너, 그 녀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했지.”

“….”

“그렇다면 맘대로 해봐. 녀석을 웃게 해주라고.”



잭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뭐라고? 황급히 옆을 바라보자, 남자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냥 내뱉는 소리는 아닌 거 같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의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던 녀석이. 



“무슨 속셈이야?”

“뭐, 맘대로 해보라 이거지.”

“….”

“사실 네 말대로 가장 나쁜 놈은 나일지도 모르고.”



하핫, 자조어린 웃음을 내뱉던 남자가 소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멱살을 세차게 잡아 올렸다. 그럼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잭에게, 강림도령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잘 보살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



잭이 사라진 후, 남자는 태연했던 얼굴 위에 씁쓰레한 미소를 덮어씌웠다.


알고 있어. 서로에게 상처를 줄 뿐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를 기다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건 허세일 뿐, 녀석이 저를 기다려야만 하는 이유같은 건 하나도 없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저를 끊어내는 건 일도 아니다. 감시라면 멀리서 해도 될 일이고, 아이 스스로가 거부한다면 굳이 옆에 있는 것도 안 될 말이다. 비록 녀석이 예외 케이스라고 해도 살아있는 인간과 깊이 관계되는 건 금지되는 사항이니까.


그런데도 굳이 곁에 머무는 건, 따뜻한 말 한 마디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녀석의 옆을 맴도는 건.


그래도 녀석이 저를 피하지 않으니까. 아무리 죽은 듯이 상처입은 듯한 눈으로 바라보아도 도망치지는 않으니까.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피하면 될 텐데, 눈앞에서 꺼지라고 하면 될 텐데.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적은 없었다. 제가 오는 걸 어찌 아는지, 어쩌다 여기 들를 때마다 녀석은 언제나 쪼르르 제게 달려온다.


아이가 싫은 건 아니었다. 보고 있으면 썩 나쁘지 않았고 가끔은 재미있기까지 했다. 감시역이기 이전에 인간 대 인간의 관계였으니. 가끔 싸우는 것도 당시엔 열이 뻗쳤지만 지나고 나면 그랬구나 하고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너무 자주 오게 되면 마음이 깊어질까 두려워 만나는 기간을 조절하긴 했지만 먼발치에서 늘 지켜보고는 있었다. 혹 사고라도 생길까 염려되어서.


하지만 최근의 아이는 보고 있기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특히 눈동자. 생생하게 빛났던 그 눈동자에는 지금은 그저 공허함만이 들어차 있을 뿐이다. 그게 싫었다. 보고 있자면 저까지 답답해져 오니까.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는걸. 남자는 조소를 머금었다. 그 자신에게.


알고 있음에도 차마 아이를 떠나지 못하고, 그렇다고 다가가지도 못한다.


사실 가장 바보인 건 제 자신인지도.




5. Jack Frost



잭은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속에 무언가가 텁텁하게 눌러붙은 듯한 갑갑한 느낌. 그 남자와 말하고 난 이후로 계속 그랬다.


그래, 전부 그 사람 탓이다.



“왜 그렇게 녀석을 기다려?”



지팡이를 끼고, 불퉁스레 말하는 소년에게 아이는 웃어보였다.



“넌, 그 사람이 싫어?”

“당연하지.”



잭은 진저리를 쳤다. 그걸 보던 아이는 또 한 번 웃었다. 허탈한 듯이.



“진짜 싫은가보네.”

“….”

“너무 미워하지는 마. 그렇게 보여도,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



나쁜 사람이 아니라니. 너의 마음을 그런 식으로 함부로 취급하는 녀석이 어딜 봐서 좋은 사람이라는 거야. 잭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렇게 잔인하게 말하는 주제에, 그자가 아이에게 꽤나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자기가 울리는 주제에, 웃게 해주라고 말하는 건 또 어째서. 왜 걱정하는 척 하는 거야? 저런 놈한테 아이를 맡기는 것도 싫지만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도 열 받는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알 수가 없다. 하여간 어른이란 족속은.


소년이 짜증스레 대꾸했다.



“이래서 난 어른이 싫다니까.”

“….”

“어른은 다 똑같아. 추악하고 이기적이고 자기 생각밖에 할 줄 모르지.”

“아니야!”



갑자기 아이가 크게 소리질렀다. 잭도 깜짝 놀랐지만 소리지른 당사자는 그보다 더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헛, 정신이 들었는지 아이는 당황하던 표정을 재빨리 추스르고는 힘없이 대답했다.



“화낸 거 아니야. 하지만 정말 그런 거 아니야. 넌 오해하고 있어.”

“오해?”

“그래, 오해야. 차라리 그런 거면 후련했겠지.”



아이의 눈꼬리가 추욱 늘어졌다.



“그냥, 그 사람은….”

“….”

“나한테 정을 떼고 싶어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그 얼굴은 마치 농약 뿌린 식물마냥 시들시들했다. 그러는 아이를 잭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그냥 떨어지면 되잖아?”

“날 감시하러 오는 사람이라서, 아마 무리일 거야.”

“너도 이상한 녀석이야. 그런 놈을 대체 왜 기다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래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걸.”



아이는 정말로 기운이 없어보였다. 그런 녀석따위 신경써줄 가치도 없는데. 소년의 목소리가 절로 퉁명스러워진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 녀석, 나한테 널 웃게 해주라더군. 무슨 생각인지.”

“아저씨가?”

“갑자기 무슨 바람일까? 날 그렇게 죽일 듯이 노려보고는 말이야.”

“…드디어 날 포기한 걸까.”



그럴 리가. 그렇게 말하려던 찰나, 소년은 아이의 얼굴에 가득 들어찬 상실감을 느끼고 멈칫했다. 덤덤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저토록 눈빛에 짙게 번진 고독이라니. 마치 예전의 저와 닮아 있어서 이상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금 특이한 꼬마다 싶었지만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는데.


단지 그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런 눈을 하는 걸까.


묘한 유대감. 아이와 그 남자 사이에는 이상할 정도의 유대감이 자리했다.


이상할 정도로 가슴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잭은 그 술렁거림을 무시했다. 오히려 더 힘차게 아이를 잡아끌었다.



“자, 그런 녀석은 잊고 놀기나 하자고.”

“응.”



침울한 감정은 여전히 아이의 얼굴에 엉겨붙어 있다. 어떻게 수가 없을까 고민하던 잭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간만에 재미있는 거 해볼까?”

“…에? 뭔데?”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이를 보며 잭은 씨익 웃었다. 간만에 악동같은 미소를 입가에 가득 머금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소년은 창고로 쏙 들어가 손잡이가 달린 커다란 철제 접시 하나를 찾아냈다. 이게 뭐냐고 묻기도 전에 잭이 아이를 이끌어 접시 위에 태웠다. 그리고는 말한다.



“꽉 잡아.”

“뭐?”

“놓으면 큰일나니까. 좋아, 간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잭은 지팡이를 들어 접시를 겨냥했다. 밑에서 눈무더기가 팍 솟아오르더니, 아이를 태운 접시를 세차게 위쪽으로 튕겼다. 공중으로 던져져 천천히 울타리를 넘어가는 제 몸을 그제야 깨달았는지 아이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아스팔트 위에 떨어지려는 찰나, 잭의 손짓 한 번으로 다시 빙판길이 만들어지고 접시는 그 위에 무사히 안착했다. 그리고는 다시 얼음길을 따라 미끄러진다. 얼음이 끝도 없이 뻗어나가면서 접시도 그 길을 따라 점점 속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한 주행이었다. 골목길을 요리조리 지나 차도로 들어서고, 다행히 몇 대 없던 차들을 요리조리 잘 피한 접시는 다시 길가로 올라탔다. 놀라는 사람들의 발밑을 쏜살같이 헤쳐나가는 아이 옆에는 공중을 활개치며 날아다니는 잭이 있었다. 물론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를 태운 접시는 드디어 길가를 지나 공원 쪽으로 들어섰다.



“으아악!! 아, 아하하하!!”



처음에는 그냥 무서워하던 아이도 어느새 즐기고 있었다. 옆에서 같이 누운 자세로 날아가던 잭이 낄낄대며 웃었다.



“어때, 신나지!”

“이거 대체 뭐야?! 이야아아-!!”



용케 접시에 달린 손잡이를 꽉 잡고 아이는 살짝 잭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꺾이는 길에서 한쪽으로 몸을 낮춰 능숙하게 드리프트를 하는 아이의 모습에 소년이 휘파람을 불었다.



“제법인데?”

“이쯤이야.”



킥킥 웃으며 앞을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이 마냥 해맑았다. 기분이 좀 풀린 건지 밝게 웃으면서, 눈동자를 반짝거렸다. 공원은 넓었고, 다행히 아침이라 그런지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방해되는 장애물도 딱히 없었다. 한 마디로 여기는 이 둘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신나게 놀고 있던 아이의 눈빛이 갑자기 돌변했다.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굳은 눈빛. 잭은 차마 그걸 보지 못했다.


슬슬 중앙광장 쪽으로 향하고 있던 중이라 잭은 앞서나가 얼음으로 크게 원을 그렸다. 광장 한가운데에 분수대가 있어, 크게 돌아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잭의 뒤를 따라가던 아이가 갑자기 손잡이를 꺾었다. 이상한 낌새에 잭이 뒤를 돌아봤을 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다급히 소리질렀다.



“야, 너 뭐하는 거야?! 서!!”



깨달았을 때, 아이는 이미 빙판길을 지나 분수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접시가 벽돌바닥에 긁히는 소리가 요란하기 짝이 없었다. 이대로라면 부딪힐 터다. 잭은 급하게 지팡이를 치켜들었지만, 접시의 속도가 너무 빨라 얼음이 아이를 따라잡지를 못했다. 맹렬히 분수대 쪽으로 향하는 적갈색 눈동자가 형형하게 빛났다. 접시가 부딪히려는 찰나, 아이는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역시.”

“….”

“왜 이제 와.”



아이의 목소리와 함께, 잭의 눈동자가 커졌다. 펄럭거리는 검은색의 옷자락, 푸른빛이 도는 흑발과 새까만 눈동자. 허공으로 던져졌던 접시가 딸그락, 요란스레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며 아이를 안고 있는 건, 바로.



“하여간 너란 꼬맹이는.”

 



6. Fellowship



“하여간 너란 꼬맹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면서, 강림도령은 성질껏 제 미간을 왕창 구겼다. 어쩌면 이렇게 사고만 칠까. 잭은 망연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계속 그들의 뒤를 따라왔던 것도, 접시가 분수대에 부딪혀 하늘로 튀어오르자 허공으로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낸 것도, 안고 있던 아이의 머리에 커다란 꿀밤을 먹이면서 화를 내는 것도.


모두, 그였다.



“정말 어쩌려고 이런 짓을 벌인 거냐?! 죽고 싶어?!!”

“아야! 아프다고 아저씨!”

“아파? 그대로 떨어졌으면 아픈 건 둘째치고, 정말 죽었을 거라고! 꼬맹이 주제에 쓸데없이 간만 커가지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벌인 거야! 왜 손잡이를 그리로 꺾었어?!”

“…보고 있었어?”



아이의 물음에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그는 흠흠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돌렸다.



“눈만 떼면 이런 일이나 생기는데.”

“….”

“불안해서 놔둘 수가 있겠냐. 너같은 사고뭉치를.”



골치 아프다는 듯이 중얼거리던 남자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는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그게 얄미웠는지 남자는 한 차례 더 짜증을 냈다.



“죽을 뻔해서 정신이 이상해진 거냐. 왜 그렇게 웃어?!”

“아니, 아니.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 와줬다 싶어서.”

“설마….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

“일부러 그랬는데?”



아이는 태연하게 말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찾아볼 수 없는 단호한 말투. 건방지다면 건방지다고 할 법한데, 그가 차마 더 화를 내지 못했던 건 곧바로 이어진 아이의 대답 때문이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아저씨는 날 만나러 와줄 테니까.”



할 말이 없었다. 고작 자신을 만나기 위해 이런, 목숨을 건 도박을 벌였다고 말하는 건가. 남자는 아파오는 제 머리를 한 손으로 감쌌다. 이 녀석은 여전했다. 이젠 좀 나아졌나 싶었더니 변한 게 없다. 1년 전 명계로 뛰어들었을 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애송이의 모습 그대로였다. 용감하다면 용감하지만, 무모할 정도의 기개를 부리는 녀석.


남자의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머물렀다. 기껏 놓아주려고 했더니만.


자유로워지길 바랬는데. 다시 새장 안으로 들어오려고 제게 손을 내미는, 이 어리고 작은 파랑새같은 녀석을 어째야 좋을까.



“…저 녀석이랑 놀면 되잖아?”



간신히 입을 떼어 대답하자 아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거야?”

“…그건.”

“아저씨, 생전에 공부 못했지?”

“뭐라고?!”

“하나에서 하나를 더하면 둘이잖아. 하나가 아니라. 잭은 잭이고 아저씨는 아저씨인걸.”



당연하다는 듯이 손가락을 세어가던 아이가 제 품에서 꼼지락거린다. 떨어질 세라, 위태위태하게 매달려 있는 아이를 다시 한 번 고쳐 안았다. 그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받아내지 못하면 어쩌나, 바로 방금 전까지도 그렇게 필사적이었던 제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날 나타나게 하기 위해 이런 쇼를 벌인 거냐?”

“응.”

“….”

“아저씨는 좀 멍청하긴 하지만, 자기한테 주어진 일을 자기 감정대로 막 팽개치고 가는 타입은 아니잖아. 분명 내 곁에 있었겠지, 다만 나를 보러 나타나지 않았을 뿐.”



소름돋을 정도로 저를 꿰뚫어본 아이의 대답에 그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기다리고 있었어.”

“….”

“올 거라고 믿었어. 그래도, 와줄 거라고 믿었어.”

“….”

“와 줘서, 고마워.”



씨익 웃으며 아이는 그의 팔에 매달렸다. 남자는 정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말해줘야 하는데. 너와 저는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이며, 가까이하게 되면 서로가 불행해질 거라고. 그러니 너는 나와 가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너는 왜 내게 다가오려 하냐고.


잊어버렸다. 해야할 말들을. 다시 떠올렸다. 고맙다고 하는 그 한 마디에. 이미 잊어버렸다 생각한 예전의 저를. 인간이었을 때의 그 감정들을.


가지 말라고 내미는 손을 전처럼 뿌리칠 수가 없었다. 망설임 없이 너를 놓아버릴 수가 없다. 이미 잡아버렸으니, 어떻게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너를 껴안았다. 잠깐 놀라더니, 네가 작게 웃었다.


제 자신에 실소가 나왔다. 나는 왜 매번 너에게만 이리도 약한 건지.


네가, 아직 인간이기 때문일지도.



*



밑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잭의 표정은 가지각색이었다.


처음 남자가 나타났을 때는 놀랐다가 그 후에는 화가 났는지 씩씩거렸고, 다시 심각해졌다 싶었더니 아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아이를 빤히 바라보던 푸른빛 눈동자가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살짝 커졌다. 그리고는 엷게 미소지었다.


눈꼬리를 부드럽게 반달로 휘어가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7. Say au revoir



“꼭 가야 돼?”



아이가 불만스레 볼을 부풀렸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소년의 집 뒷마당. 그들이 처음 만났던 바로 그 장소다. 언제나와 같았더라면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하고 놀았을 테지만 오늘은 이야기가 좀 달랐다. 잭은 이제 곧 제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야 했고, 아이는 그에 작별인사를 하러 나온 것이다. 남자는 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워낙 꺼려했기 때문에.



“슬슬 돌아가야 할 시기인걸. 게다가, 늦게 가면 토끼 녀석이 또 잔소리할게 분명하다구?”

“토끼?”

“있어. 되게 짜증스럽고 성격 나쁜 녀석이.”



그가 들었으면 입에 거품을 물고 소리질렀을 말이었다. 설마 네 녀석보다 더하겠냐고 말하면서.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없는 녀석의 기분을 신경써줄 만큼 잭은 섬세하지 못했다.



“사실 그 녀석한테 널 맡겨두고 가기는 아직도 좀 불안하지만.”



생각만 해도 싫은지 잭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누구를 뜻하는지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나마나 아저씨에 대한 거겠지. 그렇게 싫은가, 싶어 아이는 그저 실없이 웃었다. 그런 아이를 쳐다보던 잭은 지팡이를 제 어깨에 얹은 채로 한숨지었다. 천천히 다가가서 아이의 어깨에 다른 손을 얹고, 소년이 느릿느릿 말을 내뱉었다. 고깝지 않다는 말투로. 하지만 그 대답에, 아이는 깜짝 놀랐다.



“왜 네가….”

“….”

“그 녀석을 좋아하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이해해.”



나도 잘 모르니까. 아이의 목소리는 태평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눈빛에는 흔들림 하나 없었다. 이유조차 모를 감정을 쫓는 아이의 모습은 무모해 보이면서도, 신비하기도 했다. 이유를 붙일 필요조차 없다는 것 같아서.


소년이 대답했다.



“하지만 너의 행복은 분명, 그 녀석이 없으면 안 되는 거겠지.”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게 무언의 긍정이라는 것을 잭은 쉽사리 예측할 수 있었다.



“사실 가는 걸 좀 더 미룰까도 생각했었어. 너를 이렇게 내버려두고 가면 언젠가는….”

“….”

“죽을 것만 같았거든.”



처음 만났을 때 아이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고독으로 가득 들어차 있는 슬프디 슬픈 눈. 마치 닮아 있었다. 과거의 자신과.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 생각했던 건 그 때문일 거야.



“우리가 썰매를 타고 놀았던 날 말이야. 녀석이 분수대에 부딪힌 널 구하러 왔었지. 놀랐어. 솔직히 그 녀석이 나타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거든.”

“…미안.”

“화내는 거 아냐. 그냥 궁금했어. 정말 죽을 수도 있었는데, 굳이 그런 위험한 짓을 한 건 어째서야?”

“아저씨가 날 보러오지 않으니까. 이러면 올 거라고 믿었거든.”

“안 왔으면 어쩌려고 했는데?”



도리도리. 아이는 고개를 내저으며 웃었다.



“왔을 거야.”



확신에 가득 찬 대답, 어떻게 그렇게까지 그를 믿을 수 있을까. 잭에게는 여전히 아리송하고 어려운 난제였다. 물론 저 말대로 그가 아이를 구하러 왔으니 할 말 없다지만.



“전에, 마저 하지 못한 말이 있어.”

“…?”

“예전에 그 녀석이 나한테 말하더라. 널 잘 보살피라고. 그렇지 않으면 날 가만두지 않겠다고.”



우습지. 잭이 킬킬대며 웃었다. 상처는 있는 대로 다 줘놓고, 정작 남이 상처입히는 꼴은 못 본다니. 정말이지 모순된 감정이 아닌가. 그런 식으로밖에 자기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가엾기도 했지만.



“그 때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지. 저 말이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거짓말일지. 근데 이젠 알겠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

“내가 없어도, 아마 그 자는 너를 떠나지 않고 계속 지켜주겠지.”



안심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잭은 고개를 숙여 아이에게로 얼굴을 가까이했다. 악동의 얼굴을 하고, 장난스런 미소를 흘리며 조곤조곤 속삭였다.



“밀쳐내도 뻔뻔스럽게 나가. 차갑게 나오더라도 절대 물러서지 말고. 그런 고지식한 녀석에게는 그런 방법이 먹혀. 많은 걸 알고 있어서 더 그러는 거겠지. 너를 밀어내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거 같거든. 속한 세계가 달라서.”

“….”

“그렇게 목숨을 걸면서까지 매달리는 인연이라면, 포기하지 마.”



어깨를 툭툭 쳐주는 손길은 틱틱대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상냥했다.


그 때, 잭의 시선이 무심코 하늘을 향했다. 무언가를 보았는지, 그가 한쪽 눈썹을 씰룩거렸다.



“어이쿠, 빨리 가지 않으면 늦겠네. 데리러 온 모양이야.”

“지금 가는 거야?”



이제 떠나는구나. 말은 안하고 있지만, 내심 섭섭했는지 아이의 표정이 자못 시무룩했다. 그걸 보던 잭이 픽 웃으며 다시 손을 들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얼음을 다루는 녀석이 손은 왜 이리 따뜻한 거야. 울컥 올라오는 서운함을 애써 가라앉히려 아이는 심호흡을 했다. 잭이 장난스레 물었다.



“잠시 못 본다고 영원히 못 보는 걸까? 그렇게 생각해?”

“….”

“구름이 가렸다고 태양이 사라진 걸까? 아니잖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넌 나를 믿어? 내가 존재한다는 걸 믿냐구.”

“눈앞에 보이는데 어떻게 안 믿겠어?”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잭은 소리내어 웃었다.



“그거면 된 거야.”

“….”

“나는 아이들을 수호하는 존재고, 비록 모습은 보이지 않을지라도 언제나 네 곁에 있을 테니까.”

“….”

“다시 만날 수 있어.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언젠가 다시.”



그렇게 말하며 잭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이는 손을 뻗었지만, 어느 새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뉘엿뉘엿 져가는 노을이 아이의 머리 위를 주홍빛으로 물들였다. 그가 사라진 자리를 망연히 올려다보던 아이의 눈가에 촉촉한 무언가가 내려앉았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들이 아름다웠다. 마치 처음 만났던 날과 같이. 부드럽게 제 위로 내려앉는 눈송이들이 마치 그의 일부인 것만 같아서, 아이는 끝내 눈물을 흘려버리고 말았다. 녹아내린 눈송이가 눈물에 섞여들었다.


계속 네 곁에 있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Fin.



      

  <제목의 의미>


1. Snowflake 눈송이, 눈꽃

2. Resemblance 닮음

3. GangLim Dorung 강림도령

4. False & True 거짓과 진실

5. Jack Frost 잭 프로스트

6. Fellowship 유대감

7. Say au revoir 재회를 기약하고 헤어지다




눈꽃 내리는 날에 – The End


===


고스트메신저 배포전에 냈던 배포본이에요! 원 썰의 저자는 노리야님입니다!

썰의 출처는 여기 http://letter-pic.tistory.com/28


크로스오버라 취향타시겠다 싶었는데 가져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Posted by I.R.E
,

고메 배포전 후기

기타 2014. 12. 21. 21:39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데 드립력이 없어서 글로 씁니다...☆




이번 배포전은 초반부터 살짝 피곤했지요.



사실 어제 저녁에 잠을 많이 설쳐서 8시 반엔가 간신히 일어났습니당. 재빨리 씻고 밥을 먹고 집을 나섰으나 가는 길도 험난했어요. 아니 왜 1호선은 그렇게 통로가 많아서 길치인 저를 곤란하게 만드냐뇨...ㅇㅅ"ㅇ? 루트가 한 번 갈아타고 거기서 또 1호선으로 갈아타고 구로에서 내려서 가산디지털단지로 가는 거였는데 아나 왜왜왜!! 통로가 9개다뇨... 아 진짜 헤맸습니다 한참ㅋㅋㅋㅋ 그래도 다행인건 부스입장 20분전에 도착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부스 1빠로 도착하신 제 사랑 보련님을 만났습니다>_<


그리고 부스를 1빠로 들어갔습니다...ㅋㅋㅋㅋㅋ 사실 그런데 정말 고메 팬들은 스애를 닮는 거 같아요. 배포본 왜 이리 많아요? 아니 그것보다 3화를 늦게 내는 스애처럼 다들 진짜 늦게들 오셔서ㅋㅋㅋㅋㅋㅋ 일반입장 시간 다되도록 부스가 절반밖에 안오신거예요ㅋㅋㅋㅋ 살건 대충 다 샀는데 다만 문제는 제가 사야 하는 나머지 회지들이 아직 안와서ㅠㅠㅠㅠ 근데 저는 선입금 예약을 하신 분들에게 책을 드려야 해서 부스를 많이 떠날 수가 없었어요..(보련님 사랑해요)


보련님이 안 도와주셨으면 저혼자 우왕좌왕했을 거 같은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위탁만 하시는데 진짜 저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ㅇㅇ 배포본도 참 애들이 귀여워서 좋았구! 사실 행사 도중에는 진짜 정신이 없었는데 행사 끝나가니까 그래도 멘탈이 돌아오대요0_0? 다행이죠(mm


그리고 저랑 같이 부스낸 친구 시드! 사실 시드가 원고하다가 넘 힘들어해서 차라리 그만두라고 말해주려고 했지만 그럼 진짜 그만둘까봐(...) 너를 더 열심히 쪼았어 나를 용서해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고생한 회지를 나의 양만 많은(...) 녀석과 등가교환한다는 게 어째 좀 미안했지만 그래도 양이 많으니 봐주라...☆ ㅋㅋㅋㅋㅋ 그래도 회지 재미있게 보았어 헤헤 너의 회지는 내손에! 우후후후후 다음 회지도 기대할게^^(시드: 안내! 안낼거야ㅠㅠㅠ



사실 이벤트도 꽤 재미있었어요. 처음 등신대 봤을 때 넋을 놓았단.... 아 애들이 하나같이 예쁘고 잘생겼어요 꼬강이랑 바리는 넘 이쁘고 사라랑 강림이는 넘 잘생겼어... 진짜 등신대 그려주신 분들에게 무한 절을 드리고 싶었습니다ㅠㅠㅠㅠㅠ 정말... 사실 바리 등신대가 제일 탐났으나 돈이 없는 관계로 포기... 사실 등신대 정말 치열하더군요 꼬강이랑 바리가 각각 2분씩 상한가 부르고 사라가 5명에 강림이가 3명 ㅋㅋㅋㅋ 참 신선한건 사라 상한가를 외치신 분들이 돈을 꺼내 사라를 때리셨다는 겁니다 저게 그 유명하다는 돈으로 뺨맞기인가요! 우와 부러워ㅠㅠㅠㅠ라고 순간 생각한 ㅋㅋㅋㅋㅋㅋ


올라오신 분들이 대부분 얼굴 아는 분들이라서 놀랐어요 더 놀라운 건 정말 등신대들이 대부분 제가 성격을 잘 아는 분들에게 넘어갔다는 겁니다ㅋㅋㅋㅋ 사실 바리는 얼굴을 모르는 분이 가져가셨는데 이님이 제일 위험해...부들부들) 진짜 너무 위험해보여섴ㅋㅋㅋㅋ 사실 꼬강이 데려가신 분이 가장 순해보였어요 우쭈쭈해주실 거 같은ㅋㅋㅋㅋㅋ



아, 그리고그리고 저를 챙겨주신 모두에게 감사합니다ㅠㅠㅠ 진짜 먹을 거 많이 챙겨주셔서 먹기가 아까운... 하지만 꿋꿋하게 아껴서 잘 먹겠습니다!!! 진짜 완전 감동이었어요 제가 가지고간건 많았는데 바빠서 넘 못챙겨드린 거 같아 오히려 넘 죄송하구ㅠㅠㅠ 들고 다니기가 무겁긴 했지만 마음만은 완전 가볍구 기뻤습니다 히히>_<


만나뵈었던 트친분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일단 리야님 호두님 밍꽁님 보련님 등등... 정말 순식간이었지만 사사님이랑 별님이랑 쿠냥언니랑 라온님 르메 츠바사님 파벳님 유하님 등등! 유하님은 몸이 아프시대서 많이 걱정되었지만요8ㅁ8 오랜만에 엠님이랑 벼루님 뵌 것두 좋았구요ㅠㅠㅠ

(자주 만났던 분들은 제외! 제가 정신이 없어서 닉을 까먹고 안 넣은 분들도 있을지 몰라요ㅠㅠㅠ)


그리고 헤헤 회지는 완매되었어요! 사실 페이지도 그렇지만 가격대가 좀 세서 현장판매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제가 드리기로 한 분들 제외하고는 싹 다 샘플까지 팔렸더라구요ㅠㅠㅠㅠ 진짜 사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회지에서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그냥 돈이 안 아까우셨으면 좋겠어요ㅠㅠㅠ 제 시간을 많이 버리긴 했지만 사실 그거보다는 결과물이 더 중요하니까 ㅎㅎㅎ 사신 분들께서 좋아해주신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제 투림에 대한 욕망을 너무 충실하게 집어넣어서(...) 쓰면서도 진짜 헤헤헤 덕밍아웃하는가 이 생각을 제대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지는 재미있었지만 다 쓰니 진이 빠지더라구요 히히힛>_< 그리고 이렇게 말하기 뭐하지만 날조가 좀 많아서ㅠㅠㅠㅠ 여러분 본편과 2차는 다릅니다 달라요!





<배포전 끝나고>


사실 뒷풀이는 가고 싶은데 딱히 약속한 분들이 없어서 되게 고민했었어요. 아는 분도 있고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적당히 뻔뻔(?)하게 끼어갈까... 했습니다만 결국 그리했네요(?) ㅂㄷㅂㄷ 처음에는 시드를 따라 토빗님 쪽에 합류했어요! 친절하게 끼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8ㅅ8 사실 근데 문제가 있었다면, 조금 이야기하다 카페에서 얘기하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그 근처에 카페들이 다 전멸이더라구요... 게다가 눈도 오고 날씨가 넘 추워서 많이 떠들지 못하고 1차 해산을 했습니다. 자리를 사당쪽으로 옮기기로 했는데 토빗님이랑 두 분이 거리가 머시고 해서 먼저 헤어졌는데 사실 조금 아쉬워요. 담번에는 더 이야기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당쪽으로 가는 멤버가 저 빼고 다섯이었습니다. 시드, 류카님, 슬레님, 사라님, 지수님, 그리고 저요. 이노에 가서 밥을 시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단...!! 개인적으로 저는 재미있었고 다른 분들 얘기 듣는 것도 좋았어요 저랑은 해석이 다른 부분도 많아서 색다르기도 했구요 ㅎㅎ!! 무엇보다 멤버분들이 다들 넘 착하시고 저는 정말 떠드는 타입이라(._. 피곤하신 건 아닌가 모르겠지만...!!


사실 캐릭터는 슬레님이 제일 재미있으셨던 거 같아요 되게 개성적이신ㅋㅋㅋ 굉장히 단호하고 딱 주관이 있는 분이라 그런지 얘기 듣는 것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런 타입 좋아하거든요 ㅋㅋㅋㅋ!! 사강 파시는 분들은 다들 정말 캐릭터가 개성있으신 거 같아요 그간 겪어본 바로는...!!


시드는 너무 수척해서;; 제가 밥을 먹여주고 싶었습니다 애가 거절했지만ㅠㅠㅠㅠ 사실 내가 구박하긴 했지만 시드쨘 난 널 아껴... 늦게왔어도 난 괜찮았어 다만 그렇게 고생한 걸 배포한다는 게 좀 안타깝지;; 집에 무사히 잘 돌아갔을 좋겠다요'A' 그리고 담에는 밤을 새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요(회지를 품에 안는다)(시드: 어이 말이랑 행동이 다르잖아!


류카님은 제가 끌고온거지만 오랜만에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히히히>_< 배포전 즐거우셨을라나 몰라요! 하지만 시험은 포기하지 마시어요... ㅂㄷㅂㄷ 제 양심이 스스로 저를 찌르고 있습니다(부들부들


지수님은 의외로 되게 어리고 귀여우셔서 놀랐어요! 사실 고메 쪽 행사라던가 이것저것 주최하시기에 여지없이 성인분이실줄 알았는데... 나 저나이때 뭐했지0_0?(걍 생각이 없었다) 아니 근데 너무 귀여우셨어요 그래서 보면서 즐거웠습니다~~!! 강림바리 배포본이나 무제경전 배포본도 넘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좋았어요 헤헤 소중히 간직할게요>_<


사라님은 별로 말을 걸어보지 못한 거 같아 아쉬워요ㅠㅠㅠㅠ 제가 넘 말하는 사람과만 말했나 싶어서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이 말해보고 싶어요ㅋㅋㅋㅋ!!!





<감사 인사>

- 닉이 있습니당!



일단 보련님 제 천사님..ㅠㅠㅠㅠㅠ 진짜 보련님 없었으면 이번 배포전 패닉이었을지도 몰라요 진짜 이것저것 넘넘 감사하구 맛있는 호두파이 감사합니다>_< 완전 너무 제가 부려먹은(?) 거 같아서 넘 죄송해요 근데 감사해요ㅠㅠㅠ(보련님: 이님 뭐지) 헤헤 보련님 덕에 살 거 다 산거 같아서 넘넘 행복해요>_< 담에 제가 맛난 거라도 사드릴게요 우리 데이트하죠!(보련님: 간다고 안했는데;;)


축전 주신 엠님과 샌님께도 넘 감사드려요! 진짜 저는 축전을 보고 회지를 달렸습니다 이야 제 천사님들 그림이 이렇게 예쁩니다!! 저 진짜 넘 행복했어요 히히 삽화 넣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구! 바쁘신 와중에도 제게 보석같은 축전을 선사해주신 두분께 사랑을...!!


표지 만들어주신 리야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되게 바쁘셨을텐데 그 와중에 신경써주셔서 진짜 감사하고 있어요! 기대해주신다는 말이 너무 기뻤구요,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그저 좋겠습니다ㅠㅠㅠ 리야님의 투림이나 그림은 언제나 좋아해요 앞으로도 화이팅이어요!




이상으로 겁나 쓸데없이 긴(...)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후아 감사해요>_<


배포본은 오늘 내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회지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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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전에서 뵈어요 다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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